어떤 이유가 있어서든, 아니면 이유가 없어서든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환자들에게는 가 슴이 뛰기 때문에 큰 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곧잘 생깁니다. 한의학에서는 그러한 증상을 경계 (驚悸), 정충( ), 동계(動悸),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 이라고 합니다. 경계(驚悸)는 놀라거나, 화가 나는 경우 등 어떠한 원인 이 있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말합니다. 정충이란 경계와는 달리 별다른 정신적, 육체적 자극이 없는데 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는 증상입니다. 두 증상 모 두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며, 답답하며, 누가 부르 기만 해도 깜짝깜짝 놀라고, 마치 쫓기는 사람 마냥 조급해 합니다.
갱년기의 여성은 물론,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시험이나 사춘기의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수험생, 심지어 부모의 애정을 받고 싶어하는 어린아이도 이런 증상을 경험 합니다. 정충과 경계는 심장에 병이 생긴 것보다 신경인성(神經因性) 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궁리를 많이 해서 정신 적으로 피곤한 것, 혈액과 내분비물을 포함하는 혈(血)의 부 족, 인체의 탁한 기운인 담(痰)이 심장기능에 지장을 주는 경 우, 인체의 기운이 부족한 경우에 생깁니다. 원인에 따라 지 나친 스트레스로 생긴 화(火)를 꺼주거나, 심장의 힘을 올려 부족한 혈의 기운을 올려주고, 예민한 신경을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대담하게 해주거나, 인체의 기운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또한 신경을 많이 써서 생긴 화병(火病)의 일종 으로 보아 약물·침구요법 외에 식이·운동요법 등을 병행합 니다. 어깨돌리기나 빨리 걷기 같은 운동이나 여가활동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도록 하고, 사우나를 오래 하는 것, 커피나 차처럼 카페인이 든 음식, 맵고 짠 음식, 열이 많은 음식, 술, 담배 등은 삼가야 합니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우리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역할 외에 정신(精神)을 총괄하는 기능까지를 포함합니다. 우리가 흔히 마음이라 하는 것은 심장의 정신적인 기능을 말합니다. 「동의보감」의 정충( ), 경계(驚悸)에 해당하는 본문에 "음 식물이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五味生神)”라 하여 음식물이 사람의 체력과 정신력을 왕성하게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곧 음식과 약을 잘 먹어 체력을 기르면 인간 정신력의 상징인 심장을 튼튼히 하여, 경계(驚悸)나 정충( )같은 질 병을 앓지 않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정충과 경계같은 신경성 질환은 증상이 가벼울 때에는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 로 미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아울러 환자의 주위 가족이나 친지들이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따뜻한 사랑이 치료에 큰 힘이 됩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26호 (2001.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