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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154]
[국세청기자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드러난 국토부 ‘민낯', 국세청은?

 

이 승 선/프레시안 기자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땅콩회항' 사건이 사건 발생 한 달이 되도록 마무리되기는커녕 점점 확대되고 있다. ‘땅콩 회항'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이 속속 구속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기업인들을 두둔하는 의견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인들만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그 흔한 양비론에 그치는 의견이라면 '물 타기 수법'이라고 역풍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땅콩 회항' 사건을 1차적으로 조사한 국토교통부의 행태를 유심히 지켜본 국민이라면 "일개 기업 관계자들의 잘못”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토교통부의 행태가 더 중대한 문제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항공안전을 책임지고 관리감독한다는 정부의 주무부처에서 ‘탑승객에 의한 회항' 사건을 조사하면서 가해자 편에 서서 사건을 은폐해주는 데 급급했다면 이건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도 사건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는 듯하다. 대한항공 오너의 딸 조현아 씨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던 검찰은 곧바로 대한항공과 유착관게가 심한 관료들을 의미하는 ‘칼피아'에 대한 수사로 확대했다.
국토부가 꾸린 조사팀은 처음부터 ‘칼피아 조사팀'이었다. 6명으로 구성된 이 조사팀은 4명은 일반 공무원이고 전문가로서 이 조사팀의 핵심이라고 할 항공안전감독관 2명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었다.


그런데도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처음부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할 것이라는 점을 100% 확신한다”고 큰소리쳤다. 조사팀 구성만 봐도 대부분의 국민은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기는데, 주무부처 장관이 이렇게 아무 근거도 없이 ‘100% 확신' 운운했다는 것은 그 스스로로 대한항공에 이미 포섭된 자가 아니냐고 의심할 만한 언행이었다.
결국 서 장관은 국회에서 국토부 조사팀이 엉터리 조사를 했다는 질타를 받고나서야 "부실 조사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체 감찰에 나서는 수모를 자초했다. 이 조사관은 결국 국토부가 검찰에 수사의뢰돼 곧바로 구속됐다. 검찰의 수사 결과 구속된 조사관은 조사보고서를 통째로 대한항공 측에 제공하는 등 ‘대한항공에서 파견된 조사관'처럼 행동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이 조사관은 ‘국토부 칼피아 보신을 위한 제물'로 비쳐지고 있다. 일개 조사관이 장관의 비호 아래 ‘부실 조사'를 감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땅콩 회항' 사건 조사에서 보여준 행태를 경찰에 비유해보자. 세간에 화제가 된 교통사고가 났는데, 조사를 맡은 경찰이 가해자가 평소에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해보자. 그래서 경찰이 여러 정황증거에도 불구하고 "누가 가해자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무능력한 조사 결과를 내놓고, 조사 도중 수시로 조사 진행상황을 가해자 측에 보고했다는 것이 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건의 경우 개인비리로 가능할까?
세월호 참사 때도 해경의 무능한 대응이 일개 말단 해경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그래서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청 조직 자체가 부패, 무능으로 점철된 조직으로 낙인찍혀 아예 조직이 해체되버리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국세청은 해양경찰청과 국토교통부의 사태가 ‘남의 일'에 불과한 것일까?
국세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미 ‘지방국세청 해체설' 같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설에 시달려왔다. 기업들의 세금을 다루다보니 온갖 비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세청장이 3연속 불명예 퇴진하는 사태도 겪었다. 어떤 국세청장은 두 번이나 뇌물 혐의로 구속 처벌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세청 출신 등 경제관료들의 비리가 사회문제로 질타를 받자, 결국 이들의 퇴직 후 진로를 제한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취업제한 기간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도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했다.
이 정도면 앞으로 국세청 공무원도 퇴직한 뒤에 곧바로 연관된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는 사실상 ‘옛날얘기'가 될 판이다. 요즘 국세청 공무원 중 퇴직 후 진로에 큰 장벽이 생기고, 공무원연금까지 ‘국민연금'처럼 쪼그라들 수 있다는 ‘연금 개악안'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하루빨리 살 길을 찾겠다고 퇴직을 신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변화가 ‘관피아(기업들과 유착된 관료)'들이 자초한 사태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공무원들이 비리조직으로 몰리는 상황을 ‘시대적 흐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공무원이 모든 권한을 쥐고 민간을 지배하는 기존의 체제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천명한 ‘관피아 척결'은 ‘관이 일으키는 조직적 비리'를 없애겠다는 시대적 과제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땅콩 회항' 사건에서 드러난 국토부의 조직적 비리 의혹은 국가행정조직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을 강화시키는 또하나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세무행정을 맡은 국세청도 앞으로 조직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43호(2015.1.2.)

 [조회: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