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석 남 연구이사
“세무사회는 계속 반대했으나 조용근 당시 회장이 세무사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독단적으로 찬성함으로써 도입하게 된것이다”
지난 5월 28일 게재된 국세신문(NTN)은 편집장 칼럼에서 ‘성실신고확인제도’는 도입시 찬반논란이 있었으나...(중략)...회원들의 찬반동의를 구한 뒤 찬성회원이 많아 (조용근 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세신문 편집장의 칼럼은 세무사회는 성실신고확인제에 대하여 성실신고확인에 따른 보수룰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가운데 회원들이 징계를 많이 받게 되는 문제점이 있으며 납세자가 외부조정계산서 보수를 지급하면서 또다시 성실신고확인 보수를 지급해야 하므로 성실신고확인제로 인하여 외부조정계산서 제도를 폐지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문제점 등을 들어 기획재정부에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을 반대하는 건의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조용근 회장이 회원들과 세무사회가 반대하고 있는데도 국회에서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을 찬성함에 따라 성실신고확인제 관련법이 통과되어 도입되게 된 것이다 이하 이에 성실신고확인제의 도입 경위와 세무사회가 왜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을 반대하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성신신고확인제도의 도입 배경과 경위
본래 성실신고확인제도는 세무사에게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가 소득세를 신고하기 전에 신고내역을 세무사에게 검증받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가 논의된 발단은 2009년 말 청와대에서 세수확보의 일환으로 ‘고소득 전문직 과표양성화 방안’을 구상하면서부터였다. 전문직 사업자에 대하여 해당 사업자에 대한 기장을 하지 않는 세무사가 세무조정을 하도록 하는 일명 ‘교차 세무조정’을 논의했던 것이다.
기획재정부에서 이를 토대로 입안한 제도가 세무검증제였다. 2010년 8월 9일 정부는 각계의 입장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의 주관 아래 세무검증제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에 우리회는 당시 토론회에 당시 연구이사를 발표자로 참석시켜 세무검증제 도입에 관련하여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세무검증제는 모든 고소득 전문직이 불성실하게 신고한다는 전제로 도입되는 만큼 ‘납세자의 성실성 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었고, 그 근거도 명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문직만 그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과세형평에도 어긋났다. 특히 신고납세제도가 점차 정착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고 전 사전검증을 강제하는 세무검증제는 자율적 자기부과제도인 신고납세제도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또한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납세협력의무 및 비용 부담이 발생하여 제도에 대한 저항이 우려되었고, 세무사의 입장에서도 적정한 보수 및 업무수행에 대한 권한도 없이 책임만 강요되는 제도였기 때문에 우리회는 반대의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등의 전문자격사단체에서도 세무검증제도는 행정편의주의적이고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적극 반대하였다.
이처럼 각 자격사단체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인사업자가 소득금액을 누락하거나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탈세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완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러한 비용 투명화를 위해서는 모든 사업자(법인)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하지만 국세청의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세무검증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각계각층 조세전문가, 전문자격사단체들의 깊은 우려 속에서 같은 해 8월 23일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의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시 세무사 등에게 장부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검증받고, 그 검증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의 도입이 ‘2010 세제개편안’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2010. 10. 4.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세무사회를 비롯하여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각계각층과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고, 납세자에 대한 세무간섭을 축소하고자 하는 세무행정의 방향과도 부합하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의에서 조차 유보되었다.
2. 회원과 세무사회가 줄기차게 반대하는데 세무사회장이 독단적 “찬성”
이후 정부는 세무검증제를 다시 추진하기로 발표(2010. 10. 1.)하지만 이미 국회에서 보류가 결정되어 정부가 세무검증제의 입법을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세전문가 단체장이 국세청 전현직 인사들의 모임인 국세동우회에서 ‘세무검증제’의 찬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당시 조용근 회장은 “세무사회의 대안은 세무검증제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위해 국회에서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까지 호소하였다(한국일보 2011. 3. 9.자 및 한국경제 2011. 1. 20.자).
세무사회는 시종일관 “세무대리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세무검증에 대한 적정보수를 받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과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은 세무검증제 도입에 대한 비용과 책임을 모두 세무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들어 반대해 왔는데, 회원의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회장 단독으로 찬성발언을 한 것이다.
이러한 조용근 회장의 찬성발언은 궁지에 몰려 있었던 정부의 입법추진에 숨통을 틔워준 계기가 되었고, 실제로 2011. 3. 2. 조세소위원회의 속기록을 살펴보면 이용섭 의원이 “세무사회가 성실신고확인제를 찬성하였다.”라고 발언한 사실에서 확인된다.
이후 반대 입장을 견지하던 여당 의원들이 정부의 편을 들기 시작하면서 격론 끝에 세무검증제 도입법안을 ‘성실신고확인제’로 이름을 바꾼 후, 야당의원들의 반대의견만이 속기록에 남겨진 채 조세소위원회(2011. 3. 4.)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2011. 3. 7.)를 통과하였다(2011. 5. 9. 공포되어 2011년 귀속분부터 적용).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세무사회는 ‘교차 세무조정’부터 성실신고확인제까지 줄기차게 반대했다는 점, 둘째 세무사회는 일관되게 반대해 왔는데 조용근 회장은 대다수 회원의 의견수렴도 없이 갑자기 정부의 입장에 맞추어 성실신고확인에 대해 “찬성”발언을 하였다는 점, 셋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도 세무사회장의 찬성발언이 언급되면서 성실신고확인제 법안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점 등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국세신문 칼럼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용근 회장이 회원의 찬성동의를 받아 성실신고확인제를 도입하게 되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3. 업무증가와 징계 책임에 내몰리는 회원들
기획재정부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는 지난해에만 총 49명을 징계하였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에는 총 124명을 징계하였다고 한다. 올해는 지난 4월 8일 까지 총 4차례의 세무사징계위원회가 개최되면서 이미 55명을 징계하였다 지난 4년 동안 징계된 인원의 절반 정도가 징계된 것이다. 그리고 55명 중 22명은 ‘직무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져 그 수위도 강해졌다. 최근 세무사에 대한 징계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세무사의 징계인원이 많아 진 것은 ‘성실신고확인제’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불성실 부실기장의 경우에는 증빙없이 4억을 계상(세액 6,000만원 탈루)하게 되면 500만원의 과태료로 징계되었지만, 불성실 성실신고확인의 경우에는 최근 허위로 확인된 금액이 1억원만 넘어도 기본적으로 3개월 이상의 직무정지에 과태료까지 추가하여 징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불성실 성실신고확인 금액이 5억원을 초과하게 되면 반드시 직무정지가 내려지는 등 징계의 수위가 높아졌다.
더구나 3년간의 시행을 거쳐 이번 2014년 귀속분부터는 성실신고확인 대상자는 대폭 확대되어 25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조만간 성실신고확인 대상자가 전체 복식기장사업자로 확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제는 일부회원의 업무가 아니라 모든 세무사사무실이 수행해야 하는 일반적인 업무라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종합소득세 신고업무가 5월만이 아니라 6월에까지 연장되어 업무부담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징계위험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성실신고확인제에 의해 과도한 업무가 초래되고 급기야 많은 회원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성실신고확인제가 누구를 위한 제도이고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하는 회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 회원들은 성실신고확인제에 의한 징계의 불안감 때문에 기장을 대리하고 있던 수임업체에 대하여 기장대리를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과세당국은 앞으로 사업용계좌의 매출누락에 대하여 세무사에게 책임을 물어 징계를 하겠다고 밝혔다.
4.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은 외부조정계산서제도 폐지의 빌미를 제공하고 세무사징계만 양산
어느덧 성실신고확인제가 시행된 지 3년이 되었다. 그리고 제도가 시행되는 동안 적정보수를 제대로 받기도 어려운 가운데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이 사실상 세무사에게 전가되어 세무사에 대한 징계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이는 세무사가 회계감사를 하는 회계사(회계법인)와 같이 위임인과 관계기관 등의 자료를 청구(열람)할 권한이 없고, 납세자가 세무사에게 제출한 자료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사는 오로지 위임인이 제출하는 원시자료와 의뢰인의 주장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세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간과하고 납세자의 불성실을 세무사의 불성실로 간주하여 징계를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더구나 당초 세무검증제(성실신고확인제)가 “교차 세무조정”에서부터 발단되었던 것인 만큼 세무사의 세무조정업무와 세무검증업무(성실신고확인)가 충돌되거나 중복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기획재정부의 검토과정부터 계속되었다.
즉 조정업무와 검증업무가 중복되어 수행될 경우, 조정업무가 검증업무에 포섭되어 세무조정제도 자체를 위협 내지 형해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고 이러한 위험은 상존한다.
결론적으로 납세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세무사에게 외부조정계산서 보수와 성실신고확인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납세협력비용 축소정책에서 바라본다면 납세자에게 이중의 비용을 지출토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납세자에게 이중의 비용을 지출토록 하고 있는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으로 인하여 향후 외부조정계산서제도를 폐지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경영지도사회와 경영자단체 등은 납세협력비용 축소를 위하여 외부조정계산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5. 허위사실 보도는 이제 그만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은 납세자에게 이중의 납세협력비용을 지출하게 되어 외부조정계산서제도를 폐지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회원들이 보수를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책임만을 부담하여 징계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회원들과 세무사회는 계속 반대했다. 그러나 조용근 당시 회장이 세무사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독단적으로 찬성을 함으로서 도입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성실확인서를 추가 제출하여야 하는 사업자의 수입금액 기준이 종전기준인 30억, 15억, 7.5억에서 2014년부터는 20억, 10억, 5억으로 1/3이 낮아짐에 따라 종전 7만명 수준에서 올해는 15만명으로 2배 이상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과세관청의 세무간섭(사후검증)에 따른 수정신고 및 소명요구로 불편을 겪게 될 납세자도 그만큼 많아 졌다. 아울러 성실확인대상 급증에 따라 불가피하게 징계를 받게 되는 회원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과표양성화를 비롯하여 납세자의 불성실 책임을 세무사에게 묻는 세무행정상의 관행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세신문 편집장은 “성실신고확인제도는 도입시 찬반논란이 있었으나 회원들의 찬반동의를 구한 뒤 찬성회원이 많아 조용근 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고 주장하면서 “회원들이 반대하였는데도 조용근 전임회장이 독단적으로 찬성하여 성실신고확인제가 도입되었다는 경교수 부회장의 세무사사신문 기고내용은 허위”라고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53호(201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