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던 지난 4월. 이 회사 C임원은 2001년 받은 스톡옵션 9663주를 행사, 35억원가량 차익을 남겼다.
이 임원이 주식을 내다판다면 세금은 얼마일까. 거래세 0.3%가 붙어 1050만원을 내면 된다.
만일 같은 사람이 2001년 구입한 건물을 같은 기간 팔아 35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세금은 얼마나 낼까. 장기보유 공제에도 양도소득세가 약 8억5000만원은 된다는 것이 일선 세무사들의 추산이다. 차익은 같아도 상장주식에 대한 세금에 비해 8억400만여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주식양도 차익도 소득의 일종인 만큼 소득세를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런 계산에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예외를 두지 말자는 얘기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일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문제는 증권 시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뜨거운 찬반 논쟁거리다.
찬성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세금의 형평성을 근거로 든다. 부동산 양도차익은 물론 비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매기는 세금과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동일한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에 동일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게 핵심”이라며 “탈세 근절 방편은 이 같은 차별을 해소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찬성하는 이들은 소득세를 과세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폐지해 개인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작전세력 등에 의해 시장이 교란되는 일이 크게 줄어 거래가 투명해지는 등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비과세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벨기에 등 7개국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침체되고 증시 상황도 좋지 않아 반대 목소리가 부각되는 게 사실이다.
재정경제부 등 정부는 모든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할 경우 400조원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막아 기업이 자본조달에 애를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만이 1986년 증시 폭락에 떼밀려 석달 만에 제도를 철회했던 사례가 있다.
주가의 등락폭 변화가 극심해 양도차익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기술적 문제도 제기된다.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에 영향 받는 주식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13%에 불과해 세금을 거둬들이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해 걷는 세수가 적다는 점 또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