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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섬진강 축제는?…4일부터 섬진강문화축제
[2015-09-01 연합뉴스]
500리 여정 마무리하는 섬진강의 멋 즐기는 기회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에게 가을은 누님과도 같다. 세상의 모든 고뇌와 슬픔을 끌어안고 다독거려주는 포근함 때문일까? 그 누님 같은 가을에 "누님의 강물과 내 어린 강물을 보고 싶을 때면 물소리를 따라 강물로 가곤" 한단다. 고은 시인이 시 '섬진강에서'를 통해 "만겁 번뇌 있거든 저문 강물을 보라"고 외친 심회 또한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전북 산간지역의 조그만 샘에서 태어난 섬진강. 진안군 백운면의 팔공산 데미샘이 그 발원지다. 갓난아기처럼 작고 가녀리면서도 해맑고 순수한 섬진강은 그 부푼 꿈을 안은 채 500리 여정에 오른다. 임실과 순창을 지나고 남원과 곡성을 거친 뒤 구례와 하동을 부드럽게 휘감아 흐른다. 그리고 광양만의 드넓은 바다품에 기꺼이 온몸을 풀어놓는다. 대자연의 장엄한 서사 드라마랄까?

섬진강의 길이는 212.3km. 낙동강(525km), 한강(514km), 금강(401k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 이른바 4대강인 셈. 하지만 이명박정부 때 시행한 4대강 사업에서는 용케 빠져 억겁의 순결성을 지켜내고 있다. 비록 임실의 섬진강댐이 있긴 하나 중류까지는 태초의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한다.

그 덕분에 섬진강은 4대강 사업의 '희생양'들이 치러야 하는 고통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자연의 흐름을 가로막거나 왜곡하는 직선의 댐과 보와 둑 때문에 발생하는 녹조류를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귀성 어류들도 방해받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다. 지난 5월에 4대강 사업에 섬진강을 더한 이른바 '5대강' 사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불쑥 나왔으나 국토교통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참고로, 많은 댐과 보로 가로막힌 한강, 낙동강 등에서는 자연산 회귀성 어류가 사실상 사라졌다. 화천산천어축제나 봉화은어축제에서 낚거나 건지는 물고기는 거의 다 인공으로 양식한 것이다.'


이처럼 섬진강은 국내 대규모 하천 중 보기 드물게 그 순결성을 유지하고 있다. 강가를 사부작사부작 걷거나 주변의 산에서 그 유장한 흐름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노라면 심신이 절로 치유되고 내면에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강은 인간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고 그 본성대로 흐를 때 존재 이유와 목적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것 같다.

구절양장으로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은 축제를 완상하기에도 그만이다. 하늘(天)과 땅(地)과 인간(人)이 조화를 이루는 하천이어서 더욱 그런 듯하다. 봄의 길목인 국토 남단에 있어 아무래도 봄철에 펼쳐지는 유명 축제들이 많다. 광양의 매화마을에서 열리는 광양매화축제와 구례의 산수유마을에서 그 수수함을 맘껏 뽐내는 구례산수유축제가 대표적이다. 이들 축제가 3월에 열려 초봄을 노래한다면 곡성세계장미축제와 하동야생차문화축제는 5월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그렇다면 가을 축제는 없을까? 물론 있다! 매년 9월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섬진강문화축제가 그 한 예이다. 가을의 초입인 9월은 섬진강의 전어가 한껏 물이 오를 때. 그래서 한동안 광양전어문화축제로 불렸다가 지난해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섬진강문화축제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과 역사, 문화, 관광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가을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양 망덕포구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섬진강 따라 가을의 맛과 멋이 있는 망덕포구로!'. 광양시 진월면의 망덕포구는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바다와 만나는 지점. 호남정맥의 최장맥이면서 천자봉조혈(天子奉朝穴)의 명당이 많다는 망덕산이 바라다보이는 것이다. 특히 가을이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가 별미를 자랑한다.

이번 축제는 문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중심으로 주민과 방문객이 일체감 속에 역사·문화·관광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는 것. 첫날에는 섬진강 게이트볼대회와 망덕산 등반대회, 섬진강문화가요제 예선이 개최되고, 이튿날에는 진월풍물단의 사물놀이, 전어잡기와 재첩줍기 체험, 광양시립합창단의 공연, 전남 무형문화재 전어잡이소리 시연, 팝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날인 6일에는 광양버꾸놀이 명인명무전, 관광객 장기자랑, 섬진강문화가요제 본선 등이 펼쳐지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밖에 망덕포구 힐링 걷기행사, 가을밤 선상음악회, 무접도에서 소원나비 달기 등도 준비돼 있다. 정춘휘 축제추진위원장은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축제가 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며 "가을의 섬진강을 맘껏 즐기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한다.'

섬진강문화축제

정 위원장의 말처럼 가을은 가을대로 특유의 맛과 멋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섬진강이다. 물론 그 맛과 멋이란 전어와 재첩만을 뜻하지 않는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자연의 청순미를 온몸으로 향유하며 섬진강의 기운과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 때는 바야흐로 가을의 초입을 알리는 시기여서 봄과는 또 다른 묘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직선이 왠지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면 곡선은 있는 그 자체로 우리를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서 운좋게 벗어난 섬진강은 그 순정의 힘을 보물처럼 안고서 오늘도 유유히 흐른다. 강이란 이렇듯 태초의 제멋대로 자연스레 흘러야 한다. 생명의 강이 구불구불 흐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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