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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상원, 저소득층 증세안 부결…캐머런 총리 타격
[2015-10-28 연합뉴스]
100여 년 전통 깨고 법안 이례적 부결

비선출직으로 법안 거부권이 없는 영국 상원의원들이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축소하는 내용의 정부 법안을 이례적으로 부결시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타격을 가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은 전날 44억 파운드(7조6천억여원) 규모의 저소득층 세금 감면 조치를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4시간여 동안 토론한 끝에 표결해 307대 277로 부결했다.

토론에서 패트리시아 홀리스(노동당) 의원은 "저소득층 가구에 성탄절을 앞두고 선물은 못 줄망정 연간 1천300 파운드(약 225만원)를 손해볼 것이라는 편지를 보낼 수 없다"고 호소하며 이 법안의 3년간 유예를 골자로 한 동의안을 제출했다.

보수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초선인 보수당 하이디 앨런 하원의원은 "우리가 빚에서 벗어나려고, 열심히 일하는 가족들을 빚더미에 몰아넣을 수 없다"며 "재정 흑자에만 골몰한 탓에 지금 뭘 하는 지 우리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감세 축소를 추진해온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현행 감세제도가 노동당 정부 시절에 도입된 것으로 연간 300억 파운드가 소요돼 현재 재정 여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며 감세 축소를 통한 재정 확충을 모색하고 있다.

오스본 장관은 2020년까지 시간당 임금을 9파운드로 올리고, 과세최저한도도 인상함으로써 재정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영국 상원은 선거로 뽑힌 하원 의원들이 통과시킨 법안을 수정할 수는 있어도 부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으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집권 보수당은 지난 5월 총선거에서 크게 승리해 하원을 장악했지만, 상원은 소수의 세습 귀족들과 법관 등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상원은 이번 감세 축소 안이 법령이 아닌 위임입법안으로 제출됐다는 점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당의 에드워드 레이 하원의원 등은 하원의 입법 권한이 상원에 짓밟혔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스본 재무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민의를 듣겠다고 말한 바 있고, 그게 정확한 내 의도"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일이 헌법에 부합하는 지 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2015년도 예산안 가방을 든 오스본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캐머런 총리의 대변인도 "헌법적 관례가 깨졌다"면서 "어떻게 원상복구할 것인지 조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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