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세무사가 작성하는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입법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한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법인세 및 소득세 법안에 대한 심의를 했으며 오는 27일까지 빠듯한 일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예상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30일 전체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처리돼 오는 12월 1일과 2일에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될 예정이다.
만일 이달 27일 이전에 해당 법안들이 전체회의를 통과한다고 가정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되지만, 국회 일정이 빠듯할 경우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직행할 수 있다. 법인세·소득세법은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되는 세입예산안 및 법안(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에 속해 있어 법사위를 거치지 않더라도 본회의에 상정된다.
안전행정위원회 소관인 지방소득세법도 오는 25일까지 법안 소위에서 검토된 다음 26일 전체회의에서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지방소득세법은 국세·지방소득세 과세표준 산정 및 세무조사를 국세청으로 일원화하고 세무간섭을 배제토록 하는 민생 법안으로 세무사회가 입법 보완을 추진하는 중점 정책이다.
지난 8월 20일 세무사가 작성하는 외부세무조정계산서제도를 규정한 법인세법, 소득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모법인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의 위임이 없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한 타 자격단체들은 외부세무조정업무가 세무사만의 업무가 아니므로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백운찬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연일 국회로 달려가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입법보안을 위한 법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11월초부터는 백 회장이 아예 국회에 살다시피 하며 원안대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전력하고 있다.
또한 지방지역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잇달아 방문해 외부세무조정제도와 지방소득세 입법보완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위해 지방에 잠시 머무는 시간을 이용해 세무사회 입장을 설명하고자 지방지역까지 달려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외부세무조정제도와 지방소득세 입법보완을 위해 각 지방회원들도 발벗고 나섰다.
국회일정에 맞춰 이른 시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회원들은 백운찬 회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입법보완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외부세무조정제도는 납세자가 제출하는 신고 서류의 신뢰성을 제고해 납세자의 권익을 보장하고 세무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신고납세제도의 핵심이 되는 제도다. 즉 납세자 권익보호와 국가재정 안정에 필요한 의무와 책임을 세무사 등에 의한 세무조정 업무에 부여함으로써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다.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는 자는 전문성과 성실 의무가 제도적으로 담보될 수 있도록 교육의무, 손해배상책임, 징계 및 형사책임 및 주무부처의 관리감독의 대상이 된다. 적법한 과정으로 신고된 내용은 적정성이 확인되는 만큼 납세자에 대한 세무간섭을 최소화하고 세무행정력을 축소시켜 국세행정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 대법원의 판결 내용도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규정하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법률의 위임이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서 이에 대한 입법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개정안의 주요골자이다.
이에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5일 ‘외부세무조정제도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외부세무조정제도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까지 펼치고 나섰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무사회의 정당한 입법추진 노력에 대해 의혹성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세무사단체인 한국세무사회 회보 등을 보면 세무사들이 기재부 등의 관료를 대상으로 입법 로비활동을 한 정황이 확인된다. 현 세무사회장은 세제실장 출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부세무조정제도에 대한 입법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법제처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취지를 무시하고 입법을 추진했다며 감사원 감사청구를 신청했다. 그는 “소득(법인)세법에 세무사로 등록한 자격사(세무사, 회계사, 변호사)만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세법 개정안에 명시하는 것은 이들 자격사들에게 수임료를 주는 납세자가 부담하는 막대한 납세협력비용을 무시하는 위헌적 입법”이라고 하고 있다.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또한 외부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갑호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장은 중소기업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등 납세자가 스스로 작성해 신고한 세무조정계산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경영에 도움을 주는 국가자격사 경영지도사가 이의 작성업무를 지원, 시장의 경쟁을 촉발시켜 중소기업의 납세협력비용이 대폭 낮아지는데 기여하도록 길을 터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타자격사와 단체들이 세무사의 고유업무인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입법근거를 마련하는 활동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고 있지만, 정작 세무사 회원들은 무관심하다는 반응이다.
경기도 파주의 한 세무사는 “외부세무조정제도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 소식은 접했지만 상대적으로 이에 대해 회원들의 관심은 너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부세무조정제도는 결국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효율적인 세무행정을 위해 반드시 존치되어야 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무사가 수임료를 받기 위해 제도를 존치하는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외부세무조정제도의 근본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무사회 송만영 홍보이사는 “지금이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입법보완을 위해선 가장 중요한 시기다”면서 “백운찬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연일 국회에서 법률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결코 이 문제는 세무사회 집행부만을 위한 문제는 아닌만큼 1만2천여 회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운찬 회장도 “지난 8월 20일 대법원 판결이 난 이후부터 연일 대책회의와 법률적 검토를 계속해 왔는데,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해관계 단체까지 입법을 반대하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1만2천여 우리 회원 모두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필요할 때이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입법보완을 위한 법률이 정부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혼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무사신문 제664호(201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