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다시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면 원주민은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신촌과 성수동 등 서울 곳곳에서도 이어지자 서울시가 종합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시는 우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대학로·인사동·성미산마을, 신촌·홍대·합정, 북촌·서촌, 해방촌, 세운상가, 성수동 등 6개 지역에 시 정책수단과 자원을 총동원한다.
대책은 크게 7대 사업으로 추진되며 지역별로 구성될 '민관협의체'가 주축이 돼 실행한다. 협의체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주민, 전문가와 공무원이 참여한다.
시는 첫째로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 자제를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하게 유도한다.
협약에 따라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 자제와 임차인 권리금 보호에 앞장서고, 임차인은 호객행위 등을 자제하며 시·구는 가로환경 개선 등을 지원한다.
시 차원에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지역을 대표하는 앵커(핵심) 시설을 만들고 이를 소상공인이나 문화예술인에게 싼값에 임대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199억원이 편성됐다.
대학로에 100석 규모의 소극장 약 20개를 몰(mall) 형태로 조성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는 2017년 연극종합시설을 착공, 창작 연극·뮤지컬 극단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할 예정이다.
시는 또 낡은 상가의 건물주에게 보수비용을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해주고, 대신 건물주는 일정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기간 보장도 약속하는 '장기안심상가'를 내년 초 신촌·홍대·합정에 도입한다.
소상공인이 상가를 매입해 소유할 수 있게 시가 8억원 범위 내에서 매입비의 최대 75%까지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낮게 장기(최장 15년)로 융자해주는 '자산화 전략'도 연말부터 추진된다.
자산화 전략을 추진할 '지역 자산관리회사'를 민관 합자 방식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변호사와 세무사 60명으로 구성된 법률 지원단도 운영한다.
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도 제정하고, 중앙정부에 젠트리피케이션 특별법 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개발이익이 건물소유주와 상업자본에만 돌아가는 것은 도시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만큼 서울시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