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는 지난 8월 20일 대법원의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규정하는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이 모법 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규정이므로 무효이다’라는 판결 이후 백운찬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 임원, 관련 위원회 위원장, 위원들은 밤낮없이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매진했다. 정부 세법개정안으로 기한내에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밤샘작업도 이어졌으며, 국회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타자격사와 이해관계자들의 집요한 입법반대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부안 원안대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회를 방문해 설득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대법원의 외부세무조정제도 무효 판결 이후부터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봤다.<편집자주>

≪ 제337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강석훈 의원이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설명
■ 대법원의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규정한 소득세법·법인세법 시행령’ 무효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구지방국세청의 법무법인에 대한 조정반지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세무사 등이 작성한 세무조정계산서를 제출토록 강제하는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의 각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모법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무효이다’라고 판결(대법원 2012두23808, 2015.8.20.)했다.
세무사회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내려진 당일 집행부 임원이 모두 모이는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행정공백과 세무사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미와 진행경위, 세무사회 집행부의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전회원에게 안내하고 회원들의 관심과 성원을 호소했다.
■ 비상대책단 상시 가동
대법원 판결 이후 세무사회관에는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았다. 백운찬 회장을 비롯해 한헌춘·김완일·김광철·임순천·김종환 부회장과 이선성 연구이사, 김미희 법제이사, 그리고 이강오 조세제도연구위원장, 장기락 법제위원장, 이승문 법제위원 등은 아침 이른시간 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개인사무소 업무는 제쳐두고 세무사회에 살다시피하며 대응방안 마련에 동참했다.
조세제도연구위원회와 법제위원회는 연석회의(합동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대법원 무효판결에 따른 행정공백과 세무사업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뿐만 아니라 학계의 조언을 구하고자 국내 최고의 법학교수와 세법학 교수를 초빙해 대법원 판례취지를 분석하고, 법률개정 내용에 대해 토의하며 자문을 구했다.
■ 기획재정부(세제실), 국세청, 법제처와의 협력 및 유기적 공조체계 구축
외부세무조정제도가 모법 조항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으로 위임하는 규정이 없거나 위임범위를 벗어났다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맞춰 각 시행령에 규정된 내용을 법률에 명시하고, 시행규칙에 명시된 내용은 시행령에 규정토록 입법보완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켜 국회에 제출토록 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세제실, 국세청, 법제처와 유기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며 입법근거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획재정부는 8월 28일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의 경우 제2항제2호에 따른 세무조정계산서는 세무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국세청장이 지정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는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기획재정부공고 제2015-161호]과 ‘소득금액의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제160조 제3항에 따른 복식부기의무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의 경우 제4항제3호에 따른 조정계산서는 세무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국세청장이 지정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기획재정부공고 제2015-162호]을 각각 입법예고했다.
■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일부법률개정(안) 정부안으로 국회 제출
8월 28일에 입법예고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9월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9월 11일 정부 개정안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세무사회는 입법예고(안)에는 외부세무조정 수행자 범위가 ‘세무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었지만, 이럴 경우 대법원 판례가 지적한 포괄 위임규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시행령에서 타 자격사에 외부세무조정업무가 개방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외부세무조정업무의 수행자를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을 한 자’로 제한해 세무사법 체계와 일치되도록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 세무사회는 지난 11월 조세재정연구원과의 간담회를 갖고 주요쟁점사항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 개정법률안에 대한 국회 심의 시작....이해관계자들의 입법반대 운동....지역회원들의 집행부 국회활동 지원
국회에 제출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법안은 9월 14일 기획재정위원회 회부됐으며, 10월 20일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국정감사 일정 등으로 인해 법안심사를 위한 조세소위 심의가 시작되기 전에 백운찬 회장의 행보가 바빠졌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직접 방문해 외부세무조정제도가 현행처럼 유지돼야 하는 당위성과 세무사가 그 수행자로서 적격하다는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이 와중에 타자격사와 이해관계단체들의 입법 반대 운동이 세무사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는 ‘납세협력비용을 국민과 기업에 부담시키는 정부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경영지도사도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11월 5일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외부세무조정제도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외부세무조정제도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까지 펼쳤다.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전국의 세무사들이 국회활동에 힘을 보탰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른 아침에 상경해 백운찬 회장 함께 국회활동을 펼친 각 지역의 회원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외부세무조정제도를 법률로 규정하는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또한 지역구 관리를 위해 지방지역에 머물고 있는 국회의원을 만나기 위해 백운찬 회장이 직접 지방으로 내려가 의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역시 지역세무사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함께했다.
■ 기획재정위원 조세소위 심의....11.30. 조세소위와 전체회의 통과
11월 10일부터 시작된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서의 법안심사에서 여야의원간의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으나, 예산안 등 여러 부수법안의 논의를 위해 11차례의 축조심사가 진행됐다.
외부세무조정제도를 법률로 규정하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법률 정부안은 11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의원들을 붙잡고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다른 예산안들이 심사되는 가운데 여야의 주장이 첨예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대답만을 들어야 했다.
외부세무조정제도의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은 11월 30일 여야의원간의 합의를 통해 조세소위와 전체회의를 정부안 원안대로 통과했다.
하지만, 법인세법은 여야의원간의 합의를 이뤄놓고도 다른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기획재정위에서 의결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 국회 본회의 시작전 백운찬 회장과 임원들이 법안 통과를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 외부세무조정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소득세법·법인세법 국회 통과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은 국회법에 따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됐다.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 계류중이던 법인세법 역시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됐다.
국회법 제85조의3(예산안 등 본회의 자동부의 등)에 따르면 예산안과 세입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11월 30일까지 마치도록 하고 만약 그러지 못했을 경우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이는 지난 2012년 여야가 합의한 ‘국회선진화법’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처음 적용됐다. 헌법상 예산안 의결 기한인 12월 2일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안 심사를 합의로 마무리 하도록 촉구하면서 심사 시한을 지정하는 데 의미를 둔 것이다.
하지만 12월 2일 본회의에 부의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계속됐다. 14시에 진행키로 예정된 제337회 제13차 본회의는 여야간 쟁점법안에 대한 상정을 두고 이견이 있어 7시, 8시 개최 등으로 계속 연기됐다.
결국 11시쯤에 시작된 본회의에서 두번째로 상정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재석 267 중 찬성 195, 반대 20, 기권 52로 원안대로 통과됐으나, 11번째 상정된 법인세법개정법률안은 표결처리에 앞서 찬반토론이 진행됐다.
홍종학(새정치민주연합), 나성린(새누리당), 박원석(정의당) 의원의 찬반토론이 이어진 가운데 강석훈 의원 외 57명이 수정발의한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이 표결에 붙여져 재석 271 중 찬성 153, 반대 106, 기권 12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8월 이후 1만2천여명의 회원들이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본 외부세무조정제도가 현행대로 유지되는 쾌거를 이루는 순간이다.

≪ 외부세무조정제도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날인 3일 세무사회 임·직원들이 백운찬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세무사신문 제665호(201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