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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당국은 '누리과정 사태' 어떻게 보나
[2015-12-28 연합뉴스]
"지방교육재정 여건 개선으로 시도교육청이 부담 가능한 상황"

일부 시·도 교육청이 새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앙 정부는 지방교육재정 여건이 호전된 점을 들면서 자체 예산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산당국은 지방 세수 여건이 좋은데도 중앙정부에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달라는 시·도교육청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지방재정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며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할 예산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 예산 명목으로 중앙정부에 달라고 하는 돈은 2조1천274억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해 확정된 내년 예산에 누리과정 명목으로는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대신 열악한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목적예비비로 3천억원을 떼어뒀다.

이 돈은 재래식 변기교체, 찜통교실 해소 등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 우선 쓴 뒤 남으면 누리과정 예산으로 돌려서 사용할 수 있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따라서 사실상 내년에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 거의 대부분은 지방교육재정에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에 재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시·도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재부에 따르면 국세 수입의 20.27%에 교육세를 합쳐 중앙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내주는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보다 1조8천억원 늘어난다.

또 올해 1∼10월 지방세 전입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원이나 급증했고,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세수 확충에는 담뱃값이 오르고 주택거래가 늘어난 것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담배가격이 올해 초 갑당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대폭 오르면서 한 갑에 붙는 지방교육세(12.8%)는 321원에서 443원으로 인상됐다. 갑당 25.6%(1천7원) 붙는 담배소비세도 지방세다.

지방세인 취·등록세가 따라붙는 주택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지방세수 확충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00만5천 건이던 주택거래 건수는 올해 117만∼120만건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도 급격한 금리인상 등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변수만 없다면 어느 정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지방교육재정 세입이 내년에 2조8천억 원가량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예산당국의 설명이다.

반면에 지출 측면에서 따져보면 내년 누리과정 세출 여건은 올해보다 36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늘어나는 지방세수를 활용하면 누리과정 예산(2조1천억원)을 시·도교육청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은 올해 지방교육채 6조원 발행계획을 세웠다가 지난 18일 현재 2조2천억원만 발행할 정도로 지방세수 여건이 개선됐다"며 "일부 교육감들이 국가가 빚을 내서라도 누리과정 예산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이는 재정건전성이나 예산사용의 우선순위를 도외시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려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대통령이 무상보육을 공약했으니까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데 말이 안되는 논리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공약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명백한 법적 근거가 있고, 교육감들도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비용을 대는 것에 동의한 바 있다"며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정책까지 바뀌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재의요구 요청, 대법원 제소, 교부금 차감 등 법적·행정적·재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추 실장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자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법령상 의무"라며 "지방재정법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교육감의 재량 사항이 아니라 법령상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다.

23일 현재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울산, 대구, 부산 등 10곳은 내년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최소 2개월 이상 편성해 당장 새해 초부터 누리과정 지원이 끊기는 상황은 피했다.

나머지 7개 교육청 가운데 세종과 강원, 전북은 유치원 예산은 편성했지만,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서울, 경기, 전남, 광주 등 4곳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예산을 모두 편성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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