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이 회원국들 사이에 기업 세금 관련 정보를 공유키로 하는 등 다국적 거대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대응에 잇따라 나섰다.
27일 영국 BBC방송과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등 31개 회원국은 세금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적게 내려고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나 비과세 지역으로 본사 등 주요 부문을 옮기는 '꼼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이 협정에 따라 OECD 회원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해당 국가에서 얼마를 벌어 어느 정도의 세금을 내는지 등의 내역을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 협정에 서명한 각 회원국은 이렇게 보고받은 정보를 다른 회원국과 공유하게 된다.
OECD는 기업들이 조세회피 행위로 내지 않는 세금이 전 세계 세입의 4∼10%에 해당하는 1천억∼2천300억 달러(120조∼26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번 협정은 다국적 기업의 활동에 투명성을 높여 세금 문제와 관련한 국제적인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즉각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U 집행위원회도 탈세나 조세 회피를 방지하고자 세금 관련 정보 공개 및 공유, 최저 세금기준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계획안을 마련, 28일 발표할 계획이다.
EU의 계획안은 여러 국가에 걸쳐 기업활동을 하는 다국적 회사들이 국가별로 이익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여기에 회원국들이 세금 관련법을 제정할 때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의 최저한도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규정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EU에서 세금과 관련된 규정 변경은 28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유럽의회 승인은 필요하지 않다고 AFP는 전했다.
EU는 회원국 동의를 통해 이 계획안이 시행되면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줄이고자 조세 회피가 쉬운 국가를 찾아다니는 관행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럽의회 연구 결과 조세 회피에 따른 역내 세입 손실은 1년에 최대 700억 유로(9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가리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이자 EU 전체에서 2015∼2016년 난민 대책에 들이는 비용의 5배 정도라고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설명했다.
모스코비치 집행위원은 연내에 이번 계획안과 추가 대응책 마련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기업들이 세금 납부를 피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U에서는 구글과 애플, 스타벅스 등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본부를 설치하는 등 조세회피 행위로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불거져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영국 세무당국이 구글로부터 이런 행위로 내지 않은 '밀린 세금' 1억3천만 파운드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프랑스 이웃 국가로부터 지나치게 관대한 대우를 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