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완 일 부회장
■ 세무사 고유업무로 확인된 외부세무조정제도
정부에서는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 이란 이름으로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선진적인 제도를 도입하여 새로운 기업 창업을 촉진하는 한편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은 전문자격사 배출인원의 대폭 확대로 이어졌고, 이러한 배출인원의 확대는 해당 전문자격사업계를 과열시켜 왔다.
그리고 이러한 과열 양상은 다른 유사직역간에 치열한 업역 다툼을 유발시키고 있다.
변호사업계가 그 불씨를 당기고 있다. 변호사업계는 다른 직역이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철저히 막아 가면서도 최근에는 부동산 “중개”시장까지 넘보며 유사직역의 업무에 적극적인 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변호사업계는 벌써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각 분야 전문자격사와 전면적인 선전포고를 하였고,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패자(覇者)를 노리고 있는 듯하다.
특히 변호사업계는 그 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세무서비스시장(세무조정업무 등)에 진출하고자 세무사업계를 향해 최근까지도 소송(訴訟)전쟁과 입법(立法)전쟁까지도 불사하고 있다.
본래 외부세무조정제도는 납세자가 소득세나 법인세를 신고할 때 일정한 규모 이상의 납세자는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세무사가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신고서에 이를 첨부하도록 한 제도이다.
따라서 세무조정업무는 기업회계와 세무회계 그리고 세법에 대한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로서 그동안 세무사가 주로 수행하여 왔고, 회계감사업무를 주업으로 하는 공인회계사는 부수적인 업무로 수행하여 왔다.
그리고 변호사의 경우에는 2003년 이전에 변호사자격을 취득하여 세무사등록이 가능한 변호사가 이미 상당수가 존재해 왔지만 실제로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는 20여명에 불과해서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수년간 대량 배출되면서 법률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변호사업계는 계속하여 세무서비스시장의 진입기회만을 엿보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8월 20일 “외부세무조정제도는 모법조항의 위임 없이 규정되거나 모법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세무사직무의 근간이 되는 세무조정제도의 근거법령 자체가 무효로 되었으나 1만 2천 회원은 공황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 판결이 있게 된 이후 지난 해 12월 2일 정부안으로 상정된 외부세무조정제도 관련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올해 2월 12일 법인세법 시행령과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다행히 일단락되었지만, 입법과정에서 “외부세무조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와 더불어 그동안 세무사직역을 노리고 있었던 변호사, 경영지도사 등의 욕심이 노골화되면서 우리회 집행부 임원과 회원 모두는 법령개정의 가시밭길에서 잠시 한눈을 팔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외부세무조정제도를 법률개정을 통해 법제화하여 반석위에 올려놓았고, 세무조정업무는 세무사의 고유직역임을 다시 한번 입법을 통해 확인하게 된 성과는 회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루어낸 쾌거라는 점에서 “위기는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직역간의 존망을 두고 다투는 춘추전국시대에 집행부의 리더십과 우리 회원의 단합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외부조정계산서제도가 세무사의 고유업무로서 확고하게 입법화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관련 세법의 성공적인 개정을 계기로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세무사가 전문자격사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지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업무진행의 과정과 성과, 그리고 앞으로 대비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서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간에 있었던 경험과 향후과제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 외부세무조정제도에 대한 소송제기 이유와 경위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규정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무효화한 대법원 판결은 1심과 2심 판결이 나오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다소 의외의 사실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건의 발단은 어느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는 2003년 이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자로 세무사로 등록된 상태였고, 해당 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정반 지정을 받아왔던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해당 지방국세청은 본청을 통해 기획재정부에 질의하였고,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50의3 제2항 및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65의3 제2항에 따라 “법무법인은 법령상의 조정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2010.7.14.)을 회신받고 법무법인에게 조정반 지정취소를 통보하였으나(2011.4.4), 다시 지정신청을 하자 지정거부처분을 하였던 것이다(2011.12.27.).
이에 따라 해당 법무법인이 조정반지정거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지만, 국세청으로서는 해당 소송제기 이유가 세무사법 및 법인세법령, 소득세법령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에서 역시 해당 지방국세청이 패소하게 된다(2012누1342, 2012. 9. 28).
그러나 1심과 2심의 판례는 분명 법리적인 한계가 있었으므로 법률심인 대법원에 기대를 하게 되었다. 2003년 세무사법 개정으로 2004년 이후 변호사자격취득자는 세무조정 등의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고, 법무법인이 세무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는 어느 법령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뜻밖에도 당사자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 준 것이 아니라 외부세무조정제도의 근거가 되는 법인세법·소득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관련 규정 자체를 무효로 판결(2015.08.20. 선고, 2012두23808 판결)하였던 것이다. 외부조정계산서 관련 시행령 조항은 모법조항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이거나 모법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에 해당하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임에 따른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 역시 무효라는 것이 판결이유이다.
즉 현재까지의 외부세무조정제도는 없는 것으로 하고 새롭게 법률개정을 하여 법제화해야만 외부세무조정제도를 종전과 같이 운영할 수 있는 판결이었으므로, 우리회의 입장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었고, 제도의 폐지를 원했던 이해관계단체나 세무조정업무를 자신의 직역으로 삼고자 호시탐탐 노렸던 이해관련단체로서는 다시 놓칠 수 없는 호기(好機)가 되었던 것이다.
■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 주장과 대법원 판결의 의미
우선 법무법인의 주장은 이러했다. 조정반과 관련한 법인세법 시행규칙 및 소득세법 시행규칙에서는 2명 이상의 세무사, 세무법인 또는 회계법인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으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 2명 이상이 법무법인을 구성하거나 그에 소속될 경우에는 그 법무법인이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을 위한 조정반으로 지정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 그 법무법인을 구성하거나 그에 소속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조정계산서 작성을 할 수 없게 하였다.
이러한 시행규칙은 시행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대리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한 세무사법 등의 상위법과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고, 세무사로 등록한 변호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여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외부세무조정제도는 국민의 기본권 및 기본적인 의무와 관련된 것으로서 법률에 정해져야 할 본질적인 사항에 해당되므로 법률에서는 적어도 그 적용대상 및 세무조정업무를 맡게 될 ‘외부’의 범위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어야 하고, 외부조정제도를 강제하게 되면 납세의무자는 외부전문가에게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고, 납세의무자가 세무관련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사업체 내부에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외부전문가에게 세무조정계산서를 맡길 의사가 없는 경우에도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세무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되며, 또한 외부자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도 세무사 이외에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이 각 직역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대립할 가능성이 크고, 그 범위 결정 여하에 따라 국민이 세무조정계산서 작성과 관련하여 부담하게 되는 비용의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관련 당사자들의 비판과 참여가능성이 보장된 공개적 토론과정을 통해 상충하는 이익간의 공정한 조정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형성되어야 할 필요성까지 설시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기장대리와 함께 외부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은 세무사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을 구성하고 있어서 세무사회에게는 매우 당혹스러운 판결이었다.
이러한 판결의 의미는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존치가 계속 될 수 있는지?
또한 외부세무조정제도가 존치한다면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 2명 이상이 소속된 법무법인도 가능한 것인지?
외부세무조정제도가 존치하지 아니하면 경영지도사도 세무대리업무에 진입이 가능한지 등 다양한 가능성이 예상되어 세무사회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판결인 것만은 분명하다.
■ 세무사회의 발 빠른 대처
기장대리를 주로 하는 세무사가 납세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외부세무조정제도가 해당 법률에서 위임이 없는 무효에 해당한다고 하는 대법원 판결이 있던 지난 해 8월 20일은 세무사제도의 존망을 가르는 날이었다.
이 날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법인세법·소득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모법 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규정이므로 무효”라고 하는 대법원 판결이 몰고 올 파장은 세무사회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곤란한 엄청난 판결이었다.
지난해 7월 1일 세무사회 제29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현황도 파악하기 전에 외부세무조정제도가 무효라는 판결을 접한 백운찬 회장께서는 그 날을 시작으로 모든 부회장들과 이선성 연구이사, 김미희 법제이사, 이강오 조세제도연구위원장, 장기락 법제위원장, 세무사법 등 세무사제도에 전반에 대해 해박한 이승문 세무사, 우리회 연구기획팀 직원과 연구원들이 휴일도 없이 매일 같이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밤낮없이 회의를 진행하였고, 해당 분야에 저명한 외부교수들도 초빙하여 외부세무조정제도의 존립에 대해 토의를 하였다.
당시 우리 세무사회가 처한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토론은 이러했다.
우선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 대한 2015년 세법개정안은 이미 8월 7일에 입법예고 되었기 때문에 외부세무조정제도와 관련된 조문이 2015년 개정세법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외부조정계산서제도의 존치를 장담하기 어렸다. 더군다나 기장대리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경영지도사와 외부세무조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과 시민단체 등이 외부세무조정제도 폐지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이미 마무리되어 있어서 국회 제출이 임박했었기 때문에 외부세무조정제도 관련 입법에 대해 추가로 건의해서 정부안에 반영할 수 있는 시간마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매우 뼈아프게 다가왔다.
이러한 위기 속에도 백 회장님께서는 먼저 회원들에게 위급상황을 시급히 안내하는 한편 긴급임원회의를 계속 소집하여 근본적인 문제부터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갔다.
2015년 개정 세법에 외부세무조정제도를 법률에 규정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국세청에서는 조정반 지정을 계속할 것인지?
조정반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 외부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지 않으면 무신고가산세는 적용되는지?
경영지도사가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여 자기조정으로 신고하는 경우에 이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회원들에게 예측가능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다양한 준비를 하였다.
또한 외부세무조정제도가 다행히 법률로 규정하여 계속 존치하게 되더라도 세무조정제도를 세무사의 고유한 직역으로 확고히 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쟁점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주제로 심도있는 연구와 논의를 진행하였다.
첫째, 2003년 이전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세무사로 등록한 변호사가 법무법인에 소속될 경우에 세무조정을 할 수 있는지?
둘째, ‘세무사로 등록한 변호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업무를 경영하는 자의 사용인이 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임원 또는 사용인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세무사법 제16조 제2항에 위반되는지?
셋째, “법무법인은 다른 법률에서 변호사에게 그 법률에 정한 자격을 인정하는 경우 그 구성원이나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가 그 자격에 의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에는 그 직무를 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다.”고 하는 변호사법 제49조 제2항이 세무사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에 해당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있었고, 그밖에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업무가 변호사의 고유직무인 법률사무에 해당하는지? 회계(세무회계) 및 세법에 대한 전문성을 검증받지 않은 변호사가 실제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실증적 검증도 밤낮없이 진행되었다.
■ 외부세무조정제도가 포함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정부개정안의 국회 제출
우리회는 우선 법률개정을 통해 외부세무조정제도를 법제화하여 존치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강제하게 되면 납세의무자는 외부전문가에게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고,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사업체 내부에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세무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되므로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 등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대한 제한이 상대적으로 더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없이는 외부세무조정제도를 존치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결 이후 정부안이 마련되는 과정과 국회 입법과정에서 경영지도사회와 일부 시민단체는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국회와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한편 일간지에 성명을 내는 등 대국회 및 대국민 입법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그야말로 제도의 존치 여부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회는 외부세무조정제도가 성실한 세무신고를 통해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결국 국익(국세행정)과 납세자권익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는 점을 밝히도록 하는 한편 이에 대한 근거로 외부세무조정계산서 첨부대상이 아닌 납세의무자의 대부분이 세무사에게 세무조정을 의뢰하고 있는 실증적 통계자료, 납세의무자가 자율적으로 외부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여 성실납세를 함에 따라 가산세 등의 절감사례 등 외부세무조정계산서의 필요성에 대해 자료를 준비하여 관계기관에 건의하였다. 입법예고기간이 통상 40일이지만 우리회의 노력으로 세제실과 법제처를 설득하여 4일로 단축하여 8월 28일 정부안으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입법예고가 이뤄졌다.
이러한 입법예고 이후에 이해상충단체 및 기관의 반대에 불구하고 동 법률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하였고, 드디어 지난 해 9월 11일 외부세무조정제도와 관련된 법인세 및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다음호에 이어서 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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