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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636]
카드공제 존폐논란 매듭지어라

           조 성 훈
     머니투데이 경제부 차장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가 지난 10일로 종료됐다. 이즈음 직장내에서는 환급액을 두고 희비가 엇갈린다.
그래도 주변의 많은 이들은 13월의 보너스를 만끽하는 분위기다.
사실 더 많이 낸 세금을 돌려받은 것 뿐이지만 어찌됐건 배우자 몰래 유용할 수 있는 보너스를 쟁취한 것은 흐뭇한 일이다.
근로자들에게 13월의 행복을 가져다준 1등 공신은 신용카드 소득공제다. 특히 이렇다 할 인적공제 항목이 없는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이만한 절세 혜택이 없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올 연말로 일몰(종료) 예정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대한 성과평가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과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세법개정안에서 이 제도의 존폐를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신용카드소득공제 연장 또는 폐지 논의는 지난 17년 동안 반복되어 온 해묵은 이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상거래의 투명화를 통한 과표양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1999년 8월말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공제율이 소폭 조정됐을 뿐 6차례 일몰시 마다 매번 연장이 이뤄졌다.
폐지는 사실상 증세로 받아들여져 국민적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부는 당초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시행취지인 상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세수를 발굴하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액이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고 해외에 유례가 없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한 세수감소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고려됐다.


현재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과세연도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 중 15%에 해당하는 액수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준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경우 공제율이 30%로 더 높다.
전 세계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에 이 정도로 파격적인 감세 혜택을 주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 혜택이 큰 만큼 상거래 결제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조사한 국민계정상 민간소비는 749조원 규모였는데 이중 신용카드 사용액은 60%가 넘는 454조원에 달한다. 현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사용액까지 합하면 전체의 88%인 658조원의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셈이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근로소득세 감면액은 1조 8163억원에 달한다. 서민증세 논란을 무릅쓰고 담배세까지 인상했던 정부로서는 탐나는 액수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정부는 경기불황으로 각종 재정정책을 펴왔는데, 그에 따른 재정부채가 지난해 GDP(국내총생산)의 40%가 넘을 정도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각종 복지지출이 급증하는 상황인 만큼 결국 감면축소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찬반론도 뜨겁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일몰시킬 경우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우려하기도한다.
현재도 미용실이나 인테리어업체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현금사용시 10%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아예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려 하는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신용카드 공제제도마저 사라지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소득을 감추려는 유혹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감세혜택이 사라진다면 굳이 업주가 제시하는 현금할인을 택하지 않을 손님이 없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는 근로자 서민들의 세부담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십 수년간 정부가 공들여 온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효과가 역행해 자칫 세원자체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용카드에 유례없는 세제혜택을 줘서 카드대란이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게 과연 정상적이냐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실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당초 계획과 달리 연장을 거듭하면서 신용카드 과소비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1000원 안팎의 소액거래까지 신용카드를 쓰면서 가맹점수수료 문제로 인한 갈등이 초래되는 상황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간 신용카드 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70조원이 넘는다.
물론 정부의지가 쉽게 관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세부담이 커지는 서민중산층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말 일몰을 앞두고도 정부가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여야 모두 중산층 이하 근로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반대해 기존대로 연장됐다.
2017년 대선을 앞둔 만큼 정부가 국민적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장 국회를 설득하는 것도 간단치않다.
지난해 연말정산 파동 뒤 사상 초유의 연말정산 소급적용까지 시행한 경험이 있는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소득공제 폐지라는 무리수를 두기 어렵다. 이번에도 공제율을 일부 축소하는 선에서 타협을 볼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논의는 이번에도 2년 정도 유예하는 쪽으로 봉합돼 7번째 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이렇게 2, 3년 주기로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2014년 기준 전체 근로소득세 과세대상자 1천619만명 중 47%인 760만명은 근로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소득 상위 30%에 속하는 연봉 4000만원 이상 근로소득 면세자 비중도 2014년 7%(31만명)까지 늘어났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2013년 소득세법 개정과 연말정산 파동으로 여론에 떠밀려 무작정 세제혜택을 늘린 결과다.
현실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소득재분배라는 조세정책의 핵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정부의 여론눈치 보기식 정책판단과 비합리적 세제가 뒤엉킨 산물임은 부인할 수 없다.


찬반론을 떠나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제 유지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게 자명하다.
만약 정부의 판단데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한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가 이제 목적을 달성했고 지나친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이 심화된다면 이를 폐지하는게 타당하다. 다만 소득재분배 문제를 해소하고 조세형평을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국민들을 납득시키는 작업도 함께 이뤄져야한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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