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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창의세정'…체납자 집앞서 북치고 장구치며 "세금내라"
[2016-04-19 연합뉴스]
테인시, 명단공개에도 꿈쩍 않자 4인조 징세 북연주단 투입
'동네 창피 주기'에 평균 5분이면 세금 내…재산세 20% 더 거둬
고액·상습 세금 체납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각 나라 국세청의 귀가 솔깃할 '창의적인' 자진 납부 유도 기법이 인도의 한 도시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소개했다.

징세연주단[뭄바이미러 홈페이지]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권에 속하는 인구 200만명의 테인 시 당국은 올해 초 체납자 집 앞에서 북을 치면서 미납세금을 토해내라고 요구하는 4인조 북연주단을 운영하기 시작해 재산세 수입을 20%나 더 올렸다.

이 신문이 든 사례를 보면, 5년 동안 납세를 미루던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수 시간 만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채 " 945 달러(107만 원)를 냈고, 285달러에 상당하는 세금이 밀린 한 50세 업자는 징세 연주단이 자신의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세금을 냈다. 연주단 도착 평균 5분이면 체납자들이 좇아 나와 밀린 세금을 내러 간다는 것.

연주단은 북을 목에 맨 고수 4명이 앞서고, 그 뒤를 시청 직원이 테인 시 깃발을 들고 따른다. 체납자들이 화가 나서 연주단을 폭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안요원들이 동행한다. 체납자 집 앞에서 연주하는 곡목은 결혼식이나 생일잔치에서 하는 것들이다.

인도의 조세저항은 악명높다. 12억 인구 가운데 3%만 세금을 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가 미국 25%, 영국 33%인 데 비해 인도는 17%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는 헤리티지재단의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면세기준 아래의 가난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탈세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부유층의 탈세를 막기 위해 3천 달러치 이상의 보석을 사는 사람들의 납세자 번호를 신고토록 한 입법에 보석상들이 반대해 한 달 이상 파업을 했는가 하면, 지난 2009년엔 뉴델리 변호사들이 법무법인에 세금을 부과하는 데 항의해 파업하기도 했다.

인도의 조세저항이 유난히 심한 것은 영국 식민지 시절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가 소금에 부과되는 염세에 대한 거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벌였던 것에서 보듯 역사적 요인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세금체납은 그것과는 무관하다.

테인 시는 처음엔 체납자 명단을 시청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정통'기법을 썼으나 별로 효과가 없자 이런 '변칙'기법을 개발했다.

"명단을 공개한 것은 맞는데, 시청 웹사이트를 보는 사람이 없으니 이웃들이 알 턱이 없다"고 테인 시의 세무책임자 산지브 자이스왈은 설명했다.

북연주단은 아직 마을 공동체 위주인 인도 사회에서 체납자들에게 '동네 창피'를 줌으로써 웹사이트 명단공개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이런 충격요법도 익숙해지면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회의론에 대해 자이스왈은 이미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 놓고 있다.

인도에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으로 인정받는 히즈라들을 동원해 체납자들을 조롱하는 춤을 추게 하는 것이다. 히즈라는 저주를 거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도인들은 믿고 있다.

한국에선 국세청이 지난 1월 발표한 `201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큰 액수인 1천178억 원의 체납 세금을 지난해 현금으로 거둬들였지만, 그 전해에 공개된 체납자 2천398명이 내지 않은 세금 총액 4조1천854억 원에 비하면 2.8%에 불과하다.

지방세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한국 지방세연구원의 '명단공개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는 대전시의 2014년 사례를 들어, 명단 공개 후에도 시 당국이 자산을 찾아내 압류하는 등 강제징수한 것 외에 명단 공개 때문에 스스로 납부한 실적은 1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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