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헌 춘 부회장
*Double Irish and Dutch Sandwich : 아일랜드 세법 및 아일랜드-네덜란드 간 조세협약의 간극을 파악하여 고안된 공격적 절세 방법으로 2개의 아일랜드 자회사와 1개의 네덜란드 자회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
그간 OECD 국가들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IT업계를 필두로 한 다국적기업들의 세밀하고 기발한 절세거래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져 왔다. 특히 미국계 다국적기업들이 여러 나라의 조세제도상 이점만을 이용해 거래구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필요한 나라에 현지법인을 차리고 유리한 방향으로 거래를 실행하여 왔기다.
이를 두고 OECD 등 구미국가들이 나서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조세회피에 대응하자는 움직임이 세칭 구글세 과세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글세란 구글 등 다국적 IT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말한다. 이는 소득을 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하며 회피한 법인세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조세회피 방지책을 의미한다.
이에 구글 등 미국 IT 기업들이 전세계적 규모로 기업투자구조를 짜면서 기상천외하게 세금부담을 최소화한 조세전략을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그 중 대표적인 Google Tax 대상으로 ‘Double Irish and Dutch Sandwich’라는 특이한 이름의 거래구조가 있다.
이 구조는 미국법인이 아일랜드의 독특한 조세체계를 활용한 것으로 선구자는 ‘애플’사다. ‘애플’사는 1980년대에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이 구조를 활용하였다. 그 후 많은 미국 IT기업들이 이를 차용했다. 그렇다면 왜 아일랜드일까? 아일랜드의 12.5%라는 낮은 법인세율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는 미국의 법인세 35%에 비하면 1/3에 불과하한 수준이다.
게다가 아일랜드는 이전가격세제(transfer pricing rules)가 잘 갖추어 있지 않았고, 과세방식에서도 속지주의(territorial taxation)를 채택하고 있어 해외 자회사 수입은 과세하지 않았다. 세법상 거주자(resident)개념 역시 법인설립지주의가 아니라 회사의 중앙관리 및 통제(central management and control) 장소를 기준으로 세법상 거주자를 판정했다.
이러다 보니 아일랜드 내에 인적·물적 기반을 두고서 경제활동을 하되 ‘중앙관리 및 통제활동’은 조세피난처(버뮤다나 버진 아일랜드 등)에 두는 방법(이하 ‘버뮤다 자회사 1’)만으로 아일랜드 세법상 비거주자가 되어 고작 12.5%인 아일랜드 법인세마저도 절약할 수 있었다.
미국세법(IRC) Subpart F 절에 따르면 미국주주가 50% 이상 보유한 해외자회사에 유보된 모든 소득은 피지배외국법인(CFC, Controlled Foreign Corporation)의 Subpart F 에 규정한 소득에 해당하여 미국 국세청에 신고납부하여야 할 소득이 된다.
미국 모회사가 아일랜드에 설립한 자회사가 아일랜드 세법상 아일랜드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버뮤다 자회사1의 소득은 미국의 CFC 규정에 따라 Subpart F income으로 간주되므로 아일랜드 자회사의 소득은 미국세법에 따라 35% 과세된다.
다만 해외 자회사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경우에는 Subpart F 규정의 예외다. 그러므로 버뮤다 자회사1은 더블린 자회사(이하 ‘더블린 자회사2’)를 설립하여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을 더블린 자회사2와 재사용권계약을 체결해 더블린 자회사2가 해당 지적재산권을 이용하여 제품을 직접 생산하므로 Subpart F 소득의 예외를 적용받는다.
더블린 자회사2는 미국 세금신고시 소유주인 버뮤다 자회사1을 납세자로 하고 자신의 소득은 자회사1에 합산되도록 신청(IRS 양식 8832)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더블린 자회사2와 버뮤다 자회사1은 미국 세법상 한 개의 회사로 간주되어 양 자회사의 수입과 거래는 통합된다.
결국 두 개의 회사가 미국 세법목적상 1개의 자회사가 되며 아일랜드 세법상으로는 버뮤다 자회사1은 경영과 통제활동이 버뮤다에서 발생하는 한 아일랜드에서는 비거주자로 취급된다. 절묘하게도 버뮤다 자회사1과 아일랜드 자회사2는 모두 Subpart F 규정 적용의 예외가 되어 미국에서 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버뮤다 자회사1은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외국회사이며, 더블린 자회사2에 실시권을 준 다음 아일랜드에서의 세금을 줄이고자 최대한의 사용료를 받는다. 물론 버뮤다에서는 이 사용료 수입에 대한 세금은 제로다.
아일랜드는 이전가격세제가 미비하여 이런 거래가 가능하였다. 그래서 더블린 자회사2의 판매 수입에 대한 더블린의 세금을 낮추기 위해 버뮤다 자회사1에 지불하는 사용료를 가능한 한 높게 책정할 수 있었다. 더블린 자회사2는 미국 이외 해외에서 사용이 허용된 지적재산권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버뮤다 자회사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아일랜드에서는 비용공제를 받는다. 그 결과 코끼리 비스킷 수준의 적은 이익을 남겨 아일랜드에 12.5%의 법인세를 낸다. 결국 그룹 전체적으로 최소의 세금을 내게 된다.
그런데 아일랜드도 비거주자에게 지급하는 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를 한다. 버뮤다 자회사1은 아일랜드 세법상 비거주자이므로 아일랜드 자회사2가 버뮤다 자회사1에 지급하는 사용료라면 20%의 원천징수를 해야 한다.
한편 아일랜드는 EU 회원국간 특정소득에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다. 이를 이용하여 아일랜드의 원천징수를 피하고자 네덜란드에 자회사3을 설립한다. 그리고 여기에 지적재산권 사용권과 사용료 지불을 한다. 네덜란드는 지적재산권 소득에 대해 매우 낮은 세율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아일랜드와 조세조약도 체결돼 있다.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르면 사용료 소득은 원천지국에서 과세하지 않고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네덜란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다음 지적재산권의 소유권을 네델란드에 넘겨주고 더블린 자회사2로 하여금 네덜란드 페이퍼 컴퍼니에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한다.
이 경우 더블린은 사용료에 대한 원천지국이지만 조세조약 규정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수령한 사용료의 거주지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조세특례에 따라 매우 낮은 세율로만 과세된다.
결론적으로 더블린에서 획득한 사용료와 기업 수익은 네덜란드를 거쳐 버뮤다로 이전된다. 중간에 끼워 넣은 네덜란드는 사용료 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하지 않거나 저율과세한다. 두 개의 더블린 회사와 한 개의 네덜란드 회사를 이용해(Double Irish) 전세계의 사용료와 판매수익을 버뮤다로 이전한다. 이는 네덜란드(Dutch)를 끼워 넣은 샌드위치를 연상시킬 만하다.
국제적 지탄 속에 이러한 Double Irish 방식을 막고자 아일랜드 정부는 2014년 전후로 세법상 아일랜드에 설립한 회사는 아일랜드 거주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세법을 바꾸었다. 이는 2015년부터 시행했는데 과거부터 활동한 회사들에 대해서는 예외로 하였다. 다만 그들에게는 거래구조를 바꾸도록 2020년까지 5년간 유예기간을 주었다.
아울러 2015년 시행된 개정세법에서는 첨단기업이 아일랜드에 창업을 하는 경우 지식개발 혜택제도(Knowledge Development Box)를 도입해 2016년 이후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6.25%의 실효세율로만 과세하는 유인책을 제공했다.
세무사신문 제682호(2016.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