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한 뒤 실제로 조사에 착수하는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세무조사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35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한 뒤 가급적 1년 내에 조사를 착수해야 하지만, 착수 시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조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감사원이 2011년∼2015년 세무조사 착수시기를 조사한 결과 1년 내에 조사를 착수한 비율은 2011년 91%에서 2013년 82.7%, 2015년 65%로 낮아지고 있었다.
조사 착수가 지연되는 바람에 불합리하게 다음 세무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은 2011년 이전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248개 법인 가운데 1년만에 조사가 끝난 200개 법인에 대해 2015년에 다시 정기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나머지 48개 법인의 경우에는 조사 착수가 늦어지는 바람에 조사 종료도 늦어졌고, 결국 2015년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5년 세무조사 대상선정 지침에 따르면 2013년에 조사가 끝난 법인은 새로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없었다.
국세청은 또 납세자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세무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일시적으로 조사를 중지하는 세무조사 중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를 중지하는 방식으로 법인 등에 대한 조사기간을 연장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2014년∼2015년 세무관서가 직권으로 세무조사 중지를 결정한 30건을 조사한 결과 19건에 대해 조사를 중지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또 세무조사를 중지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납세자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하는데도 납세자에게 제대로 조사중지 통보를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감사원이 지난해 세무당국에서 차명계좌 관련 탈루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사건 77건을 조사한 결과 55건(71.4%)에서 무혐의 근거가 되는 증거자료를 보관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