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는 지난달 28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재석인원 총 1,905명 중 총 1,799명의 지지를 얻어 94.44%의 압도적 찬성으로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반대자는 공익재단 이사 등 단 12명에 불과했다. 이번 결의문 채택으로 회원의 기금납부로 설립되고 회원후원금과 공익회비로 운영되는 세무사회 공익재단의 주인은 1만2천여 회원임이 입증됐다. 이날 임시총회에 참석한 절대다수의 회원들은 공익재단 운영은 대표성을 위임받은 세무사회 회장이 해야 마땅하다는데 중지를 모아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 줬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논란이 됐던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문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번호에서는 출범 이래 3년간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한국세무사회 공익재단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재석회원 94% 찬성으로 공익재단 이사장 이양촉구 공익재단은 임시총회 회원 뜻 엄중히 받아들여야
■ 잘못 낀 첫 단추...‘정구정’ 공동출연자로 등록돼
한국세무사회 공익재단은 설립초기부터 잡음이 많았다. 2012년 설립당시 공익재단 출연금은 사실상 100% 세무사회 출연자금임에도 출연자를 ‘한국세무사회’와 ‘정구정’ 2인으로 등록하고 정구정 전 회장이 1억5백만 원을 출연한 것으로 해 이사장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
정 전 회장이 출연했다고 주장하는 1억5백만원 중 1억원은 정 전 회장 개인 돈이 아니다. 이는 회원들이 2003년 제도개선에 사용하라고 모은 성금을 정 전 회장이 세무사회에 기탁한 것이다. 또한 나머지 5백만원도 세무사회에 기금으로 납부돼 귀속된 것이기 때문에 출연자는 당연히 ‘한국세무사회’ 1인이 돼야 마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립 당시 잘못 만들어진 공익재단 정관도 끊임없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정관상 이사장은 이사회의 호선에 의해 선출되며 연임제한이 없다.
심지어 현재 공익재단 이사회는 대부분 정 전 회장 때 구성한 이사들로 선임돼 현재 상황처럼 이사장직을 측근 간 주고받는 것이 얼마든 가능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이사장직 종신도 가능하다.

■ ‘이사장직 이양 약속’ 말바꾸며 회원 속여…사유화?
정구정 전 세무사회 회장은 지난 2015년 6월 15일 전회원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자신이 맡고 있는 공익재단 이사장 직책을 차기 회장에게 이양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정 전 회장은 백운찬 회장이 당선된 이후 말을 바꿔 ‘재단이 안정되지 않고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중도에 그만둘 수 없다’며 이사장직 이양을 1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차일피일 미뤘다.
더욱이 지난 10월 31일 정 전 회장은 이사장직을 본회 회장이 아닌 자신의 최측근인 경교수 세무사에게 이양해 회원들의 공분을 샀다.
뿐만 아니라 경교수 신임 이사장은 지난달 21일 전회원 공문을 통해 ‘정 전 회장의 공익재단 이사장 이양 약속은 당시 세무사회 회장 후보였던 백운찬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한 정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발언’이라 밝혔다.
결국 공익재단을 사유화하려는 의도가 명명백백 드러난 것이다.
정관을 개정해 세무사회 회장이 당연 이사장이 돼 재단을 운영한다면 연임횟수가 2회로 분명히 제한돼 공익재단 사유화 문제는 자연히 해소될 것이다.
■ 그들만의 리그…베일에 싸인 재단운영
공익재단의 밀실주의 운영 행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문제는 공익재단 운영과 관련된 일체의 정보가 재단의 모태이자 회원들의 공익회비로 지원하고 있는데도 세무사회와 공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례로 세무사회는 공익재단 이사진 중 이창규·최규환 세무사가 경교수·이동일 세무사로 교체된 정황, 명예이사장 및 고문을 둘 수 있도록 정관의 주요내용 변경을 비롯해 지난 10월 신임 이사장 선출에 대해 그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
또한 세무사회는 재단 운영에 감사 등 그 어떤 제재도 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공익재단은 ‘세무사회와 공익재단은 별도의 법인이므로 일체의 통보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공익재단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체도 아니고 엄연히 세무사 회원들이 만든 재단인데 이를 무시하고 몰래 일을 처리하고 통제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회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 파행적 운영으로 불신 가중
이처럼 공익재단이 파행적 운영을 거듭하자 회원들 사이에선 공익회비를 계속 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고조되고 있다. 자칫하면 공익재단 무용론이 확산되고 이는 재단의 존폐로 직결될 수 있다.
실제로 김진묵·김용일 공익재단 감사는 지난 2월 제출한 ‘2015년 사업실적 및 결산서’에서 “실질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정기후원회원과 신규가입 후원자가 크게 감소되고 있으며 월별 후원해지 인원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라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정기·일시 후원금 역시 2014년 약 12억 원에서 2015년에는 약 4억 원으로 60% 이상 급감했다<표2 참조>.
한 세무사는 이 같은 사태에 대해 “2014년은 정 전 회장이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할 때라 많은 회원들이 뜻을 같이 했지만 2015년은 백 회장이 더 이상 공익재단을 이끌 수 없으니 후원자와 후원금 급감은 불 보듯 뻔한 일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 회원 뜻 수용해 회장에게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해야
한국세무사회 공익재단은 1만2천여 우리 회원들의 사회공헌 지표이며 얼굴이다. 따라서 공익재단은 임시총회 때 의결한 ‘회원의 뜻대로’ 회장에게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이양해야 한다.
그동안 세무사회는 공익재단에 수차례에 걸쳐 이사장직 이양을 촉구했다. 이에 공익재단은 ‘본회의 지시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있어 이사장직 이양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공익재단은 독립법인으로 세무사회는 이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 즉, 앞으로 새롭게 구성될 공익재단 이사진에 따라 세무사회의 의사와 전혀 다르게 재단이 운영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번 임시총회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이런 부분을 우려해 공익재단 이양결의문을 채택했다. 공익재단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세무사신문 제689호(2016.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