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2017년은 인구절벽 현상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2017년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저출산 현상이 고착되며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층이 점차 두터워 질 것이다.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국민들의 소비행태의 변화로 이어진다. 세무사신문은 총 4회의 걸친 기획으로 ‘2017 사회구조&소비형태 변화'를 다루고 있다. 이번 호에는 ‘인구절벽'현상이 가져올 소비행태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2017년 부터 생산가능인구(만15∼64세) 감소 시작
고령인구 비율, 처음으로 유소년인구 비율 넘어서
시니어 겨냥 산업 성장…‘액티브 시니어’의 등장
인구절벽 시작…출산율 줄고, 고령인구 늘어
‘인구절벽’은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만15∼64세)의 비율이 급감하는 현상을 말한다. 통계청은 2016년 3,70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줄어들어 2065년에는 2065만명까지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 같은 인구절벽의 원인에는 2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저출산에 따른 유소년(만0∼14세)인구의 감소이며 다른 하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증가다. 특히 전체 인구분포에서 고령인구의 비중이 유소년 인구보다 높아지면 인구절벽이 장기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18일 내놓은 2016년 12월 말 주민등록 상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소년 인구는 691만614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2.06%가 감소했다. 이 중 신생아의 수는 지난해 41만 1859명을 기록했다. 1970년대 100만명이 넘던 신생아 수가 채 50년도 되지 않아 1/3가량 줄어든 것이다. 반면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해 2016년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99만5652명으로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했다. 더불어 지난해 고령인구 비율이 유소년인구 비율을 처음으로 뛰어넘어 우리나라의 고령화·인구절벽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갑 닫은 30∼40대
유통업계에서 주력소비층의 역할을 하던 30∼40대의 인구가 줄어들며 유통업계는 매출위기가 찾아왔다.
30∼40대의 지출이 높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점차 줄고 있다. 유명백화점 3사의 매출 합계는 2012년 -0.3%, 2013년 1.1%, 2014년 -0.7%, 2015년 -1.2% 등 최근 5년간 마이너스 혹은 1%의 저성장에 그치고 있다. 3대 대형마트는 2012년부터 5년 연속 매출이 줄고 있다.
또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그간 자동차 구매의 주요 소비층인 30대의 신규 등록 비중은 2015년 34.5%에서 지난해 28.2%로 급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30∼40대는 실업, 높은 주택비용, 노후 불안감, 자녀 사교육비 등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이미 지갑을 닫고 세는 돈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층의 증가 … 시니어산업 성장 두드러져
30∼40대의 소비가 주춤해지자 최근 유통업계의 눈은 50∼60대 이상의 고령세대에게 돌아갔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은 지난해 13.5%까지 성장해 2030년 24%, 2050년 37%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향후 3년 이내 고령사회로 진입함은 물론 10년을 전후로 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처럼 고령층의 증가가 사회현상이 되자 고령층의 소비를 유도하는 시니어산업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니어 산업 규모는 2020년 148조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로 백화점 고객 중 50∼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L백화점에 따르면 60대 이상 구매 비중은 2012년 9.1%에서 지난해 상반기 10.3%까지 늘었다.
H백화점에서는 수입 아동복 구매고객 중에 60대 이상이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50∼60대 매출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S기업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은 3년 전과 비교해 이들 세대에서의 매출이 47%나 증가했다.
또한 50∼60대는 1인당 구매금액도 높은 편이라 현재 백화점들은 이들 세대에 대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는 추세다.
나를 위해 투자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
특히 요즘의 고령세대는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기반으로 과거와 달리 다양한 여가 활동을 향유하고 활동적인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등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고령층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이들은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동 등에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L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50대 이상 고객은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고, S백화점 아카데미의 50대 이상 회원수는 3년 새 120%가 증가했다. 강좌수도 크게 늘어나 L백화점의 경우 시니어 대상 강좌수가 1년 전과 비교해 3배 늘었고 S백화점은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61세 이상의 출국자 수는 약 180만 명으로 10년 전인 96만 명이던 2006년에 비해 200%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건강을 위한 의약품은 물론이고 음식, 의류, 화장품 등보다 건강하고 젊게 살기 위한 목적의 소비에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인구절벽에 의한 소비위축 해소를 위한 정책 필요
하지만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시니어 산업과 고령층의 소비 증가 현상도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확하지 않다. 인구절벽 현상이 고착화되고 장기화되면 노동력이 감소하고 경제성장이 둔화돼 결국 30∼40대는 물론 50대 이상의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으로, 7년8개월 만의 최저치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고 반대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경제전망을 비관하며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전문가들은 “거시적으로 볼 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만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공적연금 확대 등으로 노후 불안감 해소, 청년실업문제 해결 등 사회구조 상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세무사신문 제695호(20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