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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558]
성실납세에 감사드립니다!…제51회 ‘납세자의 날(3·3)’
‘납세자의 날’은 국민의 납세정신 계몽과 세수 증대를 목적으로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매년 3월 3일이다. 이는 1966년 국세청이 발족한 이듬해부터 ‘조세의 날’로 지정된 후 정부 주관 기념일로 그 역사를 이어왔다. 이번호에서는 올해 51살을 맞아 어엿한 중년기에 접어든 ‘납세자의 날’의 의의와 일반 국민들로부터 세금과 납세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

■ ‘조세의 날’에서 ‘납세자의 날’로!
이제는 우리에게 ‘납세자의 날’로 익숙한 3월 3일의 본래 이름은 ‘조세의 날’이었다. ‘조세의 날’은 1966년 3월 3일 국세청이 발족한 다음해 제정된 뒤 1973년 3월 30일, 대통령령에 따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공포·시행되면서 정부 주관 기념일로 정해졌다.
그러다 ‘조세의 날’이 납세의무를 너무 강조해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는 이유로, 2000년부터는 납세자가 주인이라는 의미의 ‘납세자의 날'로 바꾸어 기념행사를 치르고 있다.

■ 모범납세자에게 우대혜택 제공…이를 악용해 탈세하기도
기획재정부 주관 ‘납세자의 날’ 행사의 백미는 단연 모범납세자 시상식이다. 1984년부터 해마다 공적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약 500∼600명아 선정된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될까? 단순히 세금을 많이 내는 순이라면 돈을 많이 버는 이들만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모범납세자 선발원칙에는 지속적으로 사회에 공헌하거나 적은 수입으로도 자기 몫의 세금을 성실히 내는 소상공인을 선발하는 원칙이 있다. 또 이렇게 선정된 모범납세자들을 대상으로 국세청은 연 1회 이상 사후검증을 실시해 문제가 드러나거나 선정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그 자격을 박탈한다.
그리고 모범납세자들은 일정기간 동안 ▲세무조사 유예 ▲납세담보 면제 ▲민원서류 조기처리 ▲국세공무원교육원 시설 개방 등의 세정상 우대혜택 ▲콘도요금 할인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보증심사 및 지원·신용평가 등 금융우대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공항 출입국 우대 ▲전용 신용카드 발급 ▲물품·용역 등 구매적격심사 시 가점 부여 등의 사회적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모범납세자로 임명돼 국세청 홍보대사까지 겸했던 모 연예인이 모범 납세자에게 주어지는 3년간의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악용해 2009∼2011년 25억 7000만원의 소득을 축소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렀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이 사건은 모범납세자 선정기준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 내실없는 이벤트성 행사 지양해야
국민의 대다수는 납세자며 이들이 있기에 국가가 존재한다. 그러나 해마다 치러지는 ‘납세자의 날’ 풍경은 관행에 젖은 요식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대부분의 세무서들이 약속이나 한 듯 유명 연예인을 불러다가 일일명예 세무서장·민원봉사실장 자리에 앉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지난 십 수년 동안의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이들이 하는 일은 미리 짜놓은 각본에 따라 기념촬영을 한 후 납세자들의 사인요청을 들어주는 것이 전부다. 일각에선 이런 요란한 이벤트 보다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합리한 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납세자의 날’ 행사가 반백년 넘게 진행돼 왔지만 역사상 대통령이 참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중요한 대내외 행사에 대통령이 일정상 참석지 못하면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납세자의 날’ 행사에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 불참이 하나의 관행처럼 굳어졌다. 특정 단체가 주관하는 크고 작은 행사에는 참석하면서 정작 대국민을 상대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납세자의 날’에는 불참해 그 취지를 바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납세자의 날’, 진정한 의미 되새겨야
전문가들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납세자의 날’을 ‘국민의 납세정신을 계몽하고 세수증대에 관련된 행사’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납세자의 날’이 섬김의 대상인 납세자를 ‘계몽’해야 할 수동적 존재로 보고, 단지 국가의 세수증대를 목적으로 한 행사로 정의했다는 비판인 것이다. 해당 규정에서 ‘농업인의 날(11.11.)’은 ‘농민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 ‘소비자의 날(12.3.)’은 ‘소비자의 권리의식을 신장시키고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행사’라고 규정돼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흔히들 세금은 ‘국민동의의 산물’이라 한다. 이는 국민이 주체적인 주인의 지위에서 스스로의 곳간을 채워나간다는 의미다. 의무를 다한 주인은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가진다. 자신이 적정한 금액을 내고 있는지, 이 돈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알 권리’다. ‘국민이 국가다’라는 엄정한 명제에 비추어 볼 때 과연 국가는 납세자에게 몇 점짜리 곳간지기였는지 엄숙히 자성해 볼 때다.


◆ '납세자의 날’, 나도 한마디!

 김준석(30세, 회사원)

"나는 이른바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봉급쟁이인데 우리들이야 말로 진정 모범납세자가 아닌가(웃음). 매달 월급명세서를 보면 각종 주민세, 소득세 등이 이미 공제돼 있으니 세금을 피하려 해도 도무지 그럴 수가 없다. 특히 올해는 근로소득세가 사상 첫 30조를 돌파해 ‘월급쟁이만 봉’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많았다. 앞으로는 국가에서 우리 같은 회사원들에게 세제혜택을 많이 줘 숨통을 좀 틔어 줬으면 한다."

  박성임(53세, 주부)
"한 달 소비 중 가장 많은 돈을 대중교통요금으로 지출한다. 학교와 아르바이트 사업장을 오가며 버스, 지하철을 타다보니 적잖은 금액이 고정적으로 나간다. 다행히 이번 정부 개편안을 보니 내수 진작을 위해 연말까지 대중교통 소득 공제율을 30%에서 40%로 확대·적용한다고 하니 부담은 조금 덜해 질 것 같다.앞으로도 국가에서 대중교통 요금과 같이 보다 서민의 삶과 밀접하고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에 대해 많은 공제 혜택을 주길 바란다."

 김형준(22세, 대학생)
"집 주변에 전통시장을 애용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상인들은 여전히 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전통시장에서 콩나물 2천원 어치, 두부 한 모와 같은 적은 금액의 소비인 경우 카드를 내밀기가 미안하다. 영세한 상인들에게는 적은 돈의 부가가치세조차 아쉽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는 이런 부분을 살펴 영세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세무사신문 제695호(2017.3.2.)
 [조회: 3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