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초동 세무사회관은 500여 명의 인파로 아침부터 북적였다. 5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수습세무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실무현장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며 정답게 웃었다. 이제는 ‘수습’이라는 단어를 떼고 정식 세무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전수빈(31)·윤영민(31) 동갑내기 세무사를 만나 소회와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윤영민 세무사
“당장의 위기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실력과 친절을 무기로 나아가자”
▶ 세무사로 진로를 선택한 계기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해 자연스레 세무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세무사사무소 직원으로 1년 반 정도 일을 했다. 세무사를 곁에서 바라보며 업무량이 많아 바쁘지만 일하는 만큼 성과를 명확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보였다.
또 매일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도 꼬박꼬박 부가가치세를 내지만 막상 국세청 문턱은 높게만 생각하는 일반납세자들을 보며 국가와 국민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는 나름의 포부로 세무사시험을 준비했던 것 같다.
▶ 5개월간 현장에서 이뤄진 특별교육은 어땠나.
세무사사무소가 아닌 경주세무서에서 특별교육을 받았다. 처음엔 고향이 경상북도라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경주세무서 영천지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2시간 남짓 떨어진 경주세무서 본청이라는 것을 알고 한동안 시무룩했다(웃음). 그래도 일반 세무사사무소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세무행정을 배울 수 있어 큰 행운이었다.
특히 세무사나 일반납세자가 제출한 서류를 관공서에서 어떤 방식으로 검토하는지 알 수 있어 앞으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세무업계가 포화상태라는 말이 많은데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경기가 불황일수록 가장자리로 내몰리는 건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청년 세무사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도와 줄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또 세무사는 지식을 활용해 고객의 절세를 돕는 대표적인 서비스 직종에 해당한다.
서비스직의 가장 큰 무기인 ‘실력’과 ‘친절’ 두 가지를 잘 가꾼다면, 현재 레드오션인 세무사 업계의 난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단군 이래 경제가 호황이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웃음). 53기 동기 세무사 모두가 의연한 마음가짐으로 함께 나아길 바란다.

전수빈 세무사
“재산세제 지식 업그레이드해 조세전문가에 걸맞는 실력 갖출 것”
▶ 우수한 성적으로 표창을 받았는데 소감 한 말씀.
처음에는 성적우수자로 표창을 받게 된다고 해서 얼떨떨했다. 실력이 쟁쟁한 동기들을 보며 신선한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오늘 받은 이 표창은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바르게 살아가라는 격려의 의미라 생각한다.
▶ 5개월간 현장에서 이뤄진 특별교육은 어땠나.
사회 초년생으로 모든 것이 낯선 환경이어서 신고기간 계속되는 야근은 정말 힘들었다. 처리해야 하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업무는 몰려 혹시 실수를 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다. ‘차라리 수험생 때가 덜 고생스러웠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고생했던 것 같다(웃음). 그래도 기한이 정해져 있는 ‘끝이 있는 고생’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매순간 꼼꼼히 일을 처리하려 애썼다. ‘수습’이라는 단어가 ‘실력 부족’의 동의어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신고를 끝내고 고객들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을 때는 전문직업인으로서 드디어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어 기뻤다.
▶ 세법 중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지난 2년간 수험생활을 하며 재산세제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사실 내용이 방대해 합격을 위해선 재산세제 파트를 여러 번 볼 수밖에 없다(웃음). 그런데 실제로 재산세제는 이론과 실무 사이에 많이 차이가 있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재산세제 관련 지식을 업그레이드해 조세전문가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동기들에게 한마디.
수많은 자격사 시험 중 세무사시험, 또 하필 53회에 합격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반 년 동안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생각한다. 서로 다른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소중한 인연을 고리삼아 힘들 때 의지하고 고민을 함께 공유해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세무사신문 제702호(2017.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