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제일은행 인수가 확실시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은 지난해 말부터 HSBC와 SCB 두 곳과 인수가격 협상을 벌인 결과 HSBC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SCB를 사실상 최종인수자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는 이르면 10일, 늦어도 이번주 안으로 최종인수자 선정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날 “뉴브리지측으로부터 SCB가 최종인수자가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매각가격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격인 주당 1만5천5백원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실사작업에 참여한 회계법인 관계자도 “SCB가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직후 HSBC는 뉴브리지측으로부터 재협상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며 “HSBC의 막판 뒤집기가 없는 한 SCB의 제일은행 인수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말 미국계 펀드 뉴브리지에 5천억원(지분 51%)에 매각됐던 제일은행은 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SCB는 주당 1만7천원의 가격으로 예금보험공사(48.49%, 9천9백85만주)와 재정경제부(2.95%, 6백8만주)가 갖고 있는 정부 지분을 포함해 제일은행의 전체 지분(2억5백92만주)을 3조5천억원가량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뉴브리지에 제일은행을 매각할 당시 뉴브리지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조건으로 함께 지분을 파는 ‘드래그어롱(Drag Along)’ 계약을 맺었다.
반면 HSBC는 지난해 말 제일은행 최종 실사 이후 주당 1만5천원가량을 제시했지만 SCB가 이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할 의사를 보임에 따라 막판 인수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서는 SCB측이 현재 SCB 서울지점을 통해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주택 담보대출 등 산매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제일은행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전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CB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자산규모 1천2백억달러의 은행으로 세계 50여국 500여개 지점에서 3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68년 처음 진출해 기업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