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제도가 도입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인식 부족과 준비 미비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현금영수증 발급에 필요한 단말기를 재빨리 설치하고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재래시장에서는 단말기 설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현금 고객 10명 중 현금영수증을 받아가는 고객은 2~3명에 불과하다. 특히 전국 37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현금영수증이 발급된 건수는 총 150건으로 전체 구매 고객 중 0.1%에 불과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체 영수증 발급 건수 가운데 현금영수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현금 고객 10명 중 1명꼴로 현금영수증을 받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이선대 과장은 “직원들이 현금영수증제도를 적극 알리고 있지만 잘 모르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매장에서 직원이 권유하더라도 소비자가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현금영수증 발행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직원 교육과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매일 오전 결제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현금영수증 이용고객에 대한 응대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계산대에 조작이 간편한 현금영수증 전용 단말기를 설치해 즉시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LG백화점은 오는 16일까지 백화점 멤버십 카드를 소지한 고객이 현금 구매를 하면 응모권을 나눠준 뒤 추첨을 통해 2,005명에게 순금 10돈쭝짜리 황금 달걀, 담요, 머그컵, 티슈 등을 선물로 증정한다. 반면 재래시장에서는 홍보 부족 및 불투명한 상거래 관행 등으로 시행이 더욱 어려운 상태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경우 단말기 설치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으며 단말기 공급이 100% 가까이 완료된 두타 등 대형 쇼핑몰에서도 상인들이 매출 공개 등을 이유로 현금영수증 발급을 꺼리고 있다. 장기불황 역시 제도 시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두타 관계자는 “현재 상인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는 통상 무자료 거래로 매입하는 형편으로 정부가 매출 부문에서만 투명하게 밝히라고 하니 상인들이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금영수증제도란 현금거래를 명확히 해 세금을 투명하게 부과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가맹점에서 5,000원 이상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주면 현금영수증을 받을 수 있으며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