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중 한 명이 세금을 체납해 과세관청이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한 유체동산을 압류할 경우 공유지분의 절반만을 압류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 부장판사)는 13일 지방세 체납으로 인해 약속어음과 국민주택채권 등을 압류당한 A씨가 과세권을 행사한 서울시를 상대로 낸 압류처분 취소소송에서 "압류한 재산 중 1/2공유지분권을 넘는 부분에 대한 압류는 취소한다" 고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양도소득세에 붙은 주민세 등 5700여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해 지난해 5월 서울시가 집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부부공유 재산인 액면가 2900여만원 약속어음 1장과 1만∼500만원 국민주택채권 4장을 압류하자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체납 지방세는 국세징수법에 따라 징수해야 하지만 국세징수법은 민사집행법과 달리 부부공유 유체동산을 압류하는 규정이 없다" 며 "국세징수법상 무체재산권(지적재산권) 압류방식에 따라 원고의 공유지분만큼만 압류해야 한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부부공유 재산 중 절반만 압류해 공매에 부쳐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체납처분 절차에도 민사집행법 같은 부부공유 재산 압류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며 "그러나 국세징수법에는 공유재산을 압류 당한 배우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어 민사집행법의 부부공유재산 압류규정을 유추 적용할 수는 없다" 고 판시했다.
한편 현행 민사집행법은 부부공유 유체동산 압류시 집행관이 물건을 점유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압류재산 매각시 배우자에게 우선 매수권한을, 배우자가 압류자에게 공유지분만큼의 매각대금을 요구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