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자본들이 막대한 차익을 거두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세청이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14일 "외국자본의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국과의 조세협약을 개정해야 하는데 실제로 쉽지 않은 문제"라며 "사실상 과세도 못하고 해당국간 감정만 나빠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제도하에서 과세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문제를 잘못 건드렸다간 자칫 해당국가와의 통상마찰은 물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 회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우리 기업들도 그 나라에서 마찬가지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므로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는 것.
아울러 이 관계자는 "본래 사업 목적과 달리 실체가 없이 순전히 조세회피만을 위해 만들어진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실질 과세 원칙에 따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뉴브리지나 론스타 등의 회사는 금융업을 다룬다는 특성상 페이퍼 컴퍼니로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 10일 제일은행 주식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 1조150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렸지만 국내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는 뉴브리지캐피탈이 조세회피지역(Tax Haven)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KFB 뉴브리지 홀딩스'란 이름으로 법인등록을 해놓았기 때문에 한·말레이시아 이중과세 방지협약에 따라 한국에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기 때문.
지난해 12월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해 26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남긴 론스타도 이 같은 이유로 한국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론스타도 벨기에에 법인이 있기 때문에 주식매도 차익에 대해 과세할 수 없도록 한 한·벨기에 조세협약에 따라 벨기에에만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한편, 지난해 한미은행을 씨티그룹에 팔아 6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칼라일펀드의 경우도 한국에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펀드의 경우는 과세가 가능한 케이만군도에 법인이 등록돼 있었으나 우리나라 조세제한특례법 규정에 따라 비과세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