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참 많은 강의를 해 왔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비록 미약한 실력이지만 때론 개업한 세무사 회원들을 상대로, 때론 세무사 회원사무소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수많은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항상 강의를 하기 전에 고민하는 점은 나에게 주어진 그 짧은 시간에 실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까 하는 부분이다.
강의의 상대가 세무사 회원들이든 혹은 그 사무실 직원들이든 그 고민의 정도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세무사 회원들보다는 그 직원들의 강의에 더욱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은 나의 강의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그들에게 내가 전달하려고 했던 세법의 내용을 충분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앞서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우리 업계의 현실을 살펴보면 강의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곤 한다.
먼저 회원들의 경우 급격한 회원의 증가에 따라 과거에 비하여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사무실의 운영이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찾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점점 복잡 다양하여 지고 또한 수시로 개정되는 세법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직원들의 경우는 갑작스런 회원의 증가에 따라 숙달된 직원의 수요는 팽창하는 데 비하여 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를 구조적 내지는 보충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세법 전반에 관한 실무의 강의는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현실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그 짧은 강의시간은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실제로 강의를 하는 시간까지 줄곧 긴장할 수밖에 없도록 상당한 부담을 갖게 한다.
채택된 강의 교재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하여 교재의 내용을 단 한자도 놓치지 않으려고 강의 전에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하는 날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것 또한 나에게 주어진 부담을 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러한 부담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면서도 강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하는 반문을 하여 본다.
강의에 대한 대가가 나로 하여금 강의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분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명백하게 밝히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강의를 하는 대부분의 세무사들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어떤 분들은 한국세무사회와 세무사 회원여러분을 위해서 희생을 하여야 한다고 하지만 수혜를 받는 다른 자들의 경제적 이득에 비해 희생하는 자들의 희생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문을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유독 강의에 있어서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하고 수혜자와 희생자로 나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마음속에 있는 것 또한 숨기고 싶지가 않다.
결국 내가 강의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보이지 않는 의무감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 스스로에게 답변을 하고 싶다.
이제 세무사 회원 여러분들에게 한 두 가지 부탁을 하고자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대부분의 강사는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강의를 하는 시간까지 상당한 노력이 있음을 이해하시어 이러한 노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진정한 격려와 찬사를 보내줌으로서 강의를 하는 분들에게 희생의 동기를 부여해 주시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러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강의를 하고자 하는 세무사 회원들이 많이 나타나서 강의의 필요성이 절실한 현실을 타개하여 나가는데 함께 동참하여 주었으면 한다.
제404호 (2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