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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 시행 곳곳서 삐걱
[세계(2005.1.17)]

  지난주 가족과 함께 서울 노원구의 한 갈비집을 찾은 박모(48)씨는 계산을 하려다 종업원과 싸우고 말았다. 이씨가 음식값 5만8000원을 내고 현금영수증을 달라고 하자 종업원은 5800원을 더 내라고 했다. 종업원은 “현금영수증을 끊어주면 세금부담이 늘기 때문에 부가세 10%를 손님이 부담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놨고, 박씨는 결국 신용카드로 계산했지만 불쾌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강남의 한 대형할인마트를 찾은 이은화(32·여·서울서대문구)씨도 현금영수증을 받으려다 면박만 당했다. 현금영수증을 달라고 하자 계산원은 현금영수증 발급에 필요한 주민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다 물어보고도 기기작동법을 몰라 5분 넘게 시간을 끌었다. 급기야 뒤에 길게 늘어서 있던 손님들이 “왜 꾸물거리냐”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이씨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

올해 1월1일부터 ‘현금영수증’제도가 본격 시행됐지만 운영 미숙과 가맹업체의 영수증 발급 거부 등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국세청에 가맹점으로 등록하고도 현금영수증 발급 기기조차 갖추지 않고 있으며, 세원(稅源) 노출을 이유로 값을 올려 받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금영수증 가맹업체는 16일 현재 69만여개이고 현금영수증 홈페이지(http://www.taxsave.go.kr)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21만여명이다. 국세청은 당초 목표치보다 많은 업체가 참여해 성공적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현금영수증을 원활하게 발급해주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맹업체들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꺼리는 이유는 매출액이 고스란히 드러나 세금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세원노출을 이유로 카드보다 현금결제를 선호해온 업체들이 현금영수증 때문에 현금매출까지 드러나게 되자 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는 것이다.

현금과 카드결제 비율이 7 대 3 정도라는 마포구의 한 유명 식당 주인은 “사실 현금 매출액을 곧이곧대로 신고하는 업소가 어디 있느냐”며 “현금영수증을 끊어주면 세금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 같아 아예 음식값을 500원씩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번거로운 현금영수증 발급절차 때문에 현금영수증을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려면 홈페이지에 가입해야 하고, 영수증을 발급받을 때마다 주민번호나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샐까봐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액공제 등을 통해 현금영수증 발급을 유도하고 있으나 권고사항이어서 강제할 방법은 없다”며 “현금영수증 가맹점으로 등록하고도 발급을 거부하는 곳은 행정지도를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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