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책 방향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방은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목표치를 현행대로 연 3.25%로 유지하면서 밝힌 배경 설명에 대해 다음날 재경부가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시작됐다. 한은은 현행 저금리 기조가 ▶물가 불안 우려▶주식.부동산의 버블 가능성▶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 우려 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다음날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정례 브리핑에서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수입 물가 불안 우려가 적기 때문에 올해 물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한은 입장을 비판했다.
또 한.미 간 금리 역전 우려에 대해 이 부총리는 미국의 최근 금리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이건혁 부총리 자문관도 "우리나라의 금리가 낮으면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우려가 있지만 금리는 각 나라의 사정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박승 한은 총재가 나섰다. 박 총재는 17일 열린 한은 확대연석회의에서 "고유가 추세와 공공요금 상승에 따라 물가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다"며 "시중에 풍부하게 풀린 자금이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5%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환율 하락으로 물가 불안 우려가 줄었다는 재경부 주장에 한은은 고유가 등으로 하반기에 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또 재경부는 당장 금리를 낮춰 경기를 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보는 반면 한은은 하반기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물가안정 기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