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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966]
老테크, 국민연금 대 해부
[이코노믹리뷰(2005.1.20)]

  여행사에 근무하는 서상호 과장(36)은 매달 월급에서 적잖은 돈이 국민연금으로 꼬박꼬박 빠져나가지만 한 번도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250만원의 월급으로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별다른 노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처지에서 그나마 국민연금이 위안이라면 위안인 셈이었다.

그런데 지난 해 서 과장은 인터넷에서 우연히 ‘국민연금의 8가지 비밀’이라는 글을 읽고 나서 가벼운 배신감을 느꼈다. 이런 식으로 연금 수급이 제한되면 자신이 근 10년 동안 낸 돈과 앞으로 낼 돈들은 어떻게 되는 거며, 과연 국민연금에 노후를 믿고 맡겨도 되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

게다가 지난 해 말에는 정부가 지금보다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쪽으로 국민연금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는 과연 국민연금을 계속 내야 하는 것인지 서 과장의 의구심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결국 서상호 과장은 가까운 국민연금관리공단(국번없이 1355, www.npc.or.kr) 지사를 찾아가 자신의 연금 내역과 내가 낸 연금이 안전한지, 과연 제대로 노후 보장은 되는지 따져 보기로 했다.

-서 과장 : 월급에서 매월 11만 4300원의 국민연금이 공제되고 있다. 이렇게 연금을 내면 언제 얼마나 되돌려 받을 수 있나.

-국민연금 : 매달 급여에서 공제되는 국민연금이 11만 4300원이면 소득등급 38등급으로 월 22만86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현재의 소득등급대로 60세까지 국민연금을 납부한다고 하면, 64세가 되는 2032년 8월부터 죽을 때까지 매월 86만4761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서 과장의 연금 수익률은 8.25%가 된다.

-서 과장 : 내가 내는 보험료는 어떻게 책정된 것인가·38등급이라고 하는데 내 보험료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국민연금 : 직장에 다니는 가입자는 월 소득의 9%를 낸다. 회사와 본인이 반반씩 부담하니까 실제로 월급에서 떼는 돈은 4.5%다. 보험료는 가입자의 소득수준에 따라 1등급(월 소득 22만원)에서 45등급(월 소득 360만원)까지 있다. 매달 내는 보험료(회사 부담분까지 포함) 1등급이 1만9800원, 45등급은 32만4000원이다.

서 과장의 경우 월 급여가 약 250만원으로 38등급에 해당돼 22만8600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인 11만4300원을 회사가 대신 내 주고 나머지 절반을 월급에서 공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직장에 다니지 않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현재 월 소득의 8%를 보험료로 내고 있는데 올해 7월부터는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보험료율을 적용받게 된다.

-서 과장 : 억대가 넘는 고액연봉자가 많은 상황에서 최고 등급의 월 소득기준이 360만원이라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월급이 360만원인 사람과 1000만원 가까이 되는 사람이 똑같은 연금 보험료를 낸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 아닌가.

-국민연금 : 그러한 인식은 국민연금이 세금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연금은 세금이 아니고 가입자가 나이가 들면 연금으로 되돌려 받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이 많다고 무턱대고 연금 보험료를 올려 버리면 이후에 그만큼 연금 지급액도 늘어나게 된다. 국민연금은 최소한의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연금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연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소득상한선을 360만원으로 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득등급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소득상한을 45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 과장 : 60세까지 연금을 부어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중간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소득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국민연금 : 노령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기간, 그 기간 중 평균 소득액에 따라 지급액의 규모가 결정된다. 만약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고 봉급이 더 많은 회사로 옮긴다면 보험료를 더 내게 되므로 지급 받을 연금액도 많아진다.

반대로 봉급이 적은 회사로 옮기는 경우엔 보험료를 덜 내고 연금액도 적어진다.

직장을 다니지 않고 동네에 치킨 집을 여는 등 창업을 한다면 지역가입자로 신분이 달라지지만 역시 소득 수준에 따라 보험료와 연금 지급액이 정해지는 것은 다름이 없다. 아예 실업상태가 돼 돈을 못 벌면 ‘납부예외자’로 분류돼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물론 그만큼 연금액은 줄어든다.

-서 과장 : 현재는 60세만 넘으면 연금을 지급한다는데, 왜 나는 64세부터 연금을 받게 되나.

-국민연금 :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1998년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2013년부터 5년마다 한 살씩 늘려 2033년엔 65세가 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68년 생인 서 과장은 64세부터 노령연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서 과장 : 노령연금은 꼭 64세가 되어야 받을 수 있나. 그전에 일을 못할 수도 있는데 그 전에 받을 순 없나.

-국민연금 : 노령연금은 최소한 10년 이상 가입한 뒤 60세 이후부터 지급 받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연금수급연령이 되기 5년 전부터 소득이 없는 경우 본인이 원하면 조기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단 남보다 일찍 받기 시작하는 만큼 연금액은 원래 받기로 예정됐던 금액에서 일정 비율로 깎여 지급된다. 예컨대 서 과장의 경우 64세가 되기 5년 전인 59세부터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만일 서 과장이 59세부터 연금을 받는다면 64세부터 받기로 했던 금액인 86만 4000원의 75%인 64만8000원을 매월 받게 된다. 조기노령연금을 60세부터 받으면 80%, 61세 85%, 62세 90%, 63세에는 95%를 받을 수 있다.

-서 과장 :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이란 것이 있던데, 내가 다치거나 죽어도 연금이 나온다는 뜻인가.

-국민연금 : 가입기간 중 장애등급 1등급(두 눈의 시력이 0.02 이하로 감퇴되거나 두 팔과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태)이 된다면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20년간 낸 것으로 간주해 평생 연금을 지급한다.

장애등급 1~3등급에 속하면 장애가 있는 동안 평생 장애연금을 지급하고, 4등급의 경우엔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므로 일시 보상금만 준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다음 달부터 부인에게 유족연금으로 지급한다. 부인까지 사망하면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연금을 주는데 이 때 연금액은 자녀 수에 따라 똑같이 나눠서 지급한다.

현재 38등급인 서 과장의 경우 다치면 1급 장애를 기준으로 매월 42만363원의 장애연금이 평생 지급되고, 만에 하나 서 과장이 죽을 경우 매월 16만8145원(가입기간 10년 미만)의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서 과장 : 맞벌이인 우리 부부의 경우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다. 따라서 아내도 60세가 넘으면 연금을 받는다. 그런데 부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중도에 사망하면 그 사람이 납부한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데 사실인가.

-국민연금 : 국민연금의 주요 목적은 젊어서 소득이 있을 때 조금씩 저축을 하였다가 노후를 맞았을 때 연금을 지급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며, 여기에 부가하여 장애나 사망으로 인해 소득능력을 상실(감소)한 경우에 장애연금 또는 유족연금을 지급하여 소득보장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보험의 일반적인 원칙은 한 사람에게 연금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여 더 많은 사람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데 있으며 국민연금도 이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급여가 발생하여 모두 받는다면 당사자는 좋겠지만 다른 가입자들이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부부가 함께 연금에 가입하여 각자 노령연금을 받는 경우, 한쪽 배우자의 사망으로 유족연금이 생기더라도 연금액이 더 많은 급여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만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경우가 발생했을 경우에 연금액의 20%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국민연금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 과장 : 연금을 받을 연령이 되어도 계속 일을 한다면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소문도 있던데.

-국민연금 : 연금액수가 다소 줄어들기는 하지만 연금은 지급된다. 60세 이후에 소득활동을 계속할 경우 연간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때에는 전액을 지급하고, 그 이상일 때에는 60~64세까지 50~10%의 비율로 연금을 삭감하는데 이는 국민연금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적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제도다.

원래 연금은 소득활동을 할 수 없거나 소득수준이 하락하게 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지급하는 제도로, 소득활동을 하는 경우 연금을 지급하여 과잉보장이 되는 것을 막고 연금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해 이러한 감액제도를 두고 있다.

-서 과장 : 2032년이면 앞으로 27년이나 남았다. 지금도 86만원으로는 생활하기 힘든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2032년에 86만원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것 아닌가.

-국민연금 : 86만3000원은 현재의 가격으로 예시한 것뿐이다. 국민연금은 소득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의 실질가치가 유지되도록 돼 있다.

우선 연금 지급액을 산정하기 위해 평균소득을 계산할 때 가입기간 중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소득상승률을 곱해서 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는 연도의 가치로 재평가한다.

예컨대 1988년도에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이 2005년에 연금을 지급 받기 시작한다면 그 사람의 평균소득을 100만원이 아닌 350만원으로 계산한다.

이 기간 중 가입자들의 소득이 3.5배 올랐다고 보는 것이다. 또 이렇게 산정한 연금 지급액을 매년 물가 변동률에 따라 조정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른 만큼 연금액도 많아진다.

이런 방식으로 서 과장이 2032년에 매달 받아갈 연금액을 추산하면 약 399만8738원이 된다.

-서 과장 : 내가 연금을 받을 때쯤이면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돼 돈을 못 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계속 믿고 돈을 내도 되는 것인가.

-국민연금 : 현행 연금제도는 보험료를 적게 내고 연금은 많이 받게 설계돼 있어 앞으로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2047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계획돼 있기 때문에 기금이 고갈되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데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생소득(가입기간 40년 기준)의 60%까지 연금으로 보전해 주도록 되어 있는 것을 50%로 낮추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2072년까지는 연금 재정이 소진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민연금은 세계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회보장제도로 아직까지 기금이 고갈돼 연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연금액은 줄이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므로 젊은 세대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 과장 : 연금 지급을 줄이면 앞으로 내가 받는 연금에도 변화가 생기나.

-국민연금 : 국민연금법을 개정해도 기존의 가입자는 소급 적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보험료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연금의 총 지급액을 평생 소득의 50%로 낮추기로 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서 과장의 경우 2032년부터 매달 받는 연금이 86만4761원에서 76만451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익률은 6.92%로 개인연금 등 다른 노후대비 금융상품에 비해 높다.

-서 과장 : 지금까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얼마나 되며, 주로 어디에 운용하나. 수익률이 궁금하다.

-국민연금 :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기금(2004년 9월 말 현재 128조437억원)은 공공부문(6.2%),복지부문(0.3%),금융부문(92.1%)으로 나눠 운용한다.

공공부문은 농어촌 지원 등을 위해 공공자금에 예탁한 것인데 2001년 의무예탁제도가 폐지돼 올해 말까지 전액 환수할 예정이다. 금융부문은 채권(84.2%),주식(7.2%), 단기자금(0.7%) 등에 분산 투자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시행 이후 지난 17년 동안 연평균 9.6%의 수익률을 올림으로써 민간 금융기관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금리인하가 본격화 되면서 국민연금기금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지며 2001년 이후에는 평균수익률이 전체 수익률에 못 미치는 7.7%로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회간접자본투자, 벤처투자, 부동산 개발투자(간접)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서 과장 : 국민연금의 주식투자가 뉴스에 오르내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주식투자로 손해를 보지는 않았나.

-국민연금 : 주식투자는 상품의 성격상 시장상황에 따라 평가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으나, 국민연금은 전체적으로 손실을 만회하고도 상당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991년부터 주식에 직접 투자하였으며, 이후 2003년 말까지 총 4조2621억원의 수익을 올려 13.06%의 연평균 누적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서 과장 : 정말 국민연금에 노후를 믿고 맡겨도 되나?

-국민연금 :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다른 어떤 금융상품과 비교해도 가장 훌륭한 노후대비 수단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40년 가입기준으로 월 소득 208만원인 사람은 전체 소득의 49% 수준인 월 102만원, 월 소득 360만원인 사람은 41% 수준인 148만원의 연금을 받게 되어 노후생활에 대한 충분한 보장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국민연금을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는 기본적인 안전판으로 삼은 뒤에 여기에 퇴직금(기업연금)과 개인연금을 활용해 노후를 준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례로 30년 가량 직장생활을 한다고 할 때 대기업의 경우 약 1억~1억5000만원, 중소기업의 경우 5000만~8000만원가량의 퇴직금을 지급 받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매월 지급되는 국민연금과 퇴직 후 받게 되는 퇴직금은 현재 근로소득자의 노후 생활을 위한 표준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좀더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원하는 사람은 부가적으로 개인연금을 통해 은퇴 후 자신의 수입을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가 있다. 젊었을 때는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다양한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체계적인 자금관리가 가능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추가로 돈 모으기가 어렵고 자금관리능력 또한 떨어지기 때문에 여유있는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금융권의 개인연금상품이 필요하다.

특히 개인연금 상품은 이자소득세가 전액 비과세되는 혜택에다 연말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지는 훌륭한 금융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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