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감사 등 위법한 행위를 한 공인회계사에게 내려지는 '감사업무 참여제한' 처분은 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으로 볼 수 없다는 행정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될 경우 그동안 증선위가 회계사들에 취해 오던 감사업무 참여 제한 처분이 법적 근거를 잃게 되며, 증선위로부터 처분을 받은 회계사들의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20일 운수회사 A사의 외부감사인인 모 회계법인에 소속돼 있으면서 투자유가증권 평가에 대한 감사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증선위로부터 '감사업무 참여 제한 1년' 처분을 받은 공인회계사 김모씨가 증선위를 상대로 낸 '감사보고서 감리결과 조치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감사업무 참여 제한 처분은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54조1항에 따른 조치로, 이 규정에는 증선위가 할 수 있는 조치를 '1년간 감사 업무 참여 제한 '요구''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일정 기간을 정해 공인회계사의 업무 또는 직무의 정지를 명하는 것은 재경부장관의 권한으로, 증선위는 이를 건의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감사업무 참여 제한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 기간 동안 결산 기말이 도래하는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 및 증선위가 감사인을 지정한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못하게 된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16조1항에 따르면 증선위는 특정회사에 대한 감사 업무의 제한 기타 필요한 조치만을 직접 할 수 있다.
재판부는 "'감사업무 참여 제한'이 내려진 회계사가 할 수 없게 되는 업무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며 "따라서 '감사업무 참여 제한' 처분을 외감법에서 증선위에 권한을 부여한 '특정회사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기타 필요한 조치'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A사의 2001회계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적정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 제출했다가 "채권의 가치변동성 및 공정가액 확인 등 기본적인 감사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증선위로부터 '감사업무 참여 제한 1년' 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