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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회계사 감사제한 처분 법적근거 없다” 판결]‘감독당국 직권남용’ 논란 일듯
[파이낸셜(2005.1.21)]

   위법 공인회계사에 대해 내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감사업무 참여제한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법원이 판단함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아직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 있지만 감독당국을 상대로 피감기관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흠집이 난 상황에서 행정법원이 회계법인측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감독당국의 권위가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법원의 판결대로라면 감독당국은 자신들의 ‘권한’도 아닌 ‘감사업무 참여 제한’을 무기로 내세워 회계법인을 압박했다는 ‘직권남용’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최근들어 회계부실 처리 문제로 감사업무 참여 제한을 받은 회계사의 수가 부쩍 늘면서 줄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감사업무 참여제한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기간 동안 결산 기말이 도래하는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 및 증선위가 감사인을 지정한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전혀 못하게 돼 사실상 회계사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공인회계사회의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징계 처분은 과거부터 논란이 많았다”면서 “상장회사 전체에 대한 감사업무 금지는 수임건이 1∼2개에 불과한 개인사무소는 물론이고 대형 회계법인의 회계사에게도 큰 타격”이라고 전제하고 “과거에는 저항없이 당국의 처분을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어차피 회계사업무도 못하는데 소송으로 풀어보자는 생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감독원이 이번 판결 이후 입장을 바꾼다면 모르지만 감독기관의 자존심때문에 현 자세를 유지한다면 과거 감독제한 조치를 받았던 회계사들의 문제도 불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판결로 금융당국에 대한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선진국화될수록 정부 서비스에 대한 행정 소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독일의 경우 연간 40만건의 행정소송이 이뤄졌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약 2000여건에 불과했다”면서 정부상대 소송 증가를 예상했다.

 다른 회계법인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이 업계의 맏형으로서 혼자 짐을 지고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우리도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었으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 중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징계위주의 무리한 회계정책에서 벗어나 회계제도 체제 자체를 새롭게 정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의도적인 회계처리 부실이 아니라면 유예기간을 설정해 그 기간중에 문제점을 고치도록 유도해서 점차적으로 부실처리의 문제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감독원이 맡고 있는 회계감독처리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며 독립적인 ‘회계청’을 신설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회계감독체계에 대해 대대적인 메스가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측은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감사소홀 자체는 회계법인들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고 법령에 근거해서 처분을 한 것”이라며 “회계법인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며 아직 최종 판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회: 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