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사랑'도 불황몰라 장난감매출 꾸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사는 주부 손모(39)씨는 얼마전부터 대 형 할인점에 갈 때마다 박스포장 라면을 빼놓지 않고 산다. 예전 에는 이따금 동네 슈퍼마켓에서 라면을 몇개씩 사서 먹었지만 직 장에 다니는 남편 월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결되면서 피자 등 아이들 간식과 외식 등을 줄이다보니 자연히 라면을 많이 먹게 됐기 때문이다.
손씨는 또 8년째 타고 있는 차를 준중형급으로 바꾸려던 계획을 수정, 기름값과 세금 등을 많이 줄일 수 있는 경승용차를 구입하 자고 남편을 설득해볼 작정이다. 지난 한해동안 극심한 내수위축 속에서도 대표적인 ‘불황상품’으로 꼽히는 라면과 경승용차 판매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판매 역시 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지난 한해동안 불 황에 멍든 서민들의 가슴을 달랬던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통계청이 분석한 ‘내수용소비재 출하지수 현황’에 따르면 2004년 한해동안 내구소비재(사용연한 1년 이상) 판매는 전년대 비 7.3% 줄면서 2003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비 내구소비재 역시 전년대비 1.8% 줄어 2년연속 감소했다.
내수용소비재 출하지수는 통계청이 국내에서 생산활동이 이뤄지 는 647개 품목에 대해 공장출하량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이 를 통해 내수소비량을 가늠할 수 있다.
반면에 지난해 라면류 판매는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통상 연 간 1∼3%의 증감률을 보여온 라면류 판매가 5% 이상 증가한 것은 지난 99년(5.5%) 이후 처음이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증 가율이다. 지난해 위스키 판매가 13.7% 감소한 가운데 소주 판매 는 3.6% 증가해 역시 ‘불황을 먹고사는’대표상품임을 반영했다 .
이와함께 지난해 중형승용차와 대형승용차 판매가 각각 2.1%, 5.
3% 감소한 가운데 경승용차 판매는 두자릿수(11.0%)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지난 98년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해 장난감 판매는 전년대비 8.1% 늘면서 3년연속 증가세를 유지, 1∼2명의 자녀만 두는 핵가족시대에 불황에도 흔들림없는 ‘자 녀사랑’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