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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06]
다시 보는 재경부의 환율 방어정책
[머니투데이 (2005.01.30)]

  새해들어 7년만의 최저수준인 달러당 1020원대로 떨어진 환율. 수출업계의 마지노선이라던 환율 1030원 선이 지난해 가을부터 무너졌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국내총생산과 수출을 비롯한 지난해 1년간의 경제 성적표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재경부의 환율방어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시도되고 있다. 재경부의 개입에 대해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판적인 시각이 수그러들고 그 공을 다시 봐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총생산 세계 랭킹은 2003년보다 한단계 뛰어오른 10위를 기록했다. 수출 부문의 호조세에 힘입은 결과였다. 수출은 지난해 2542억달러로 12번째였지만 네덜란드, 벨기에, 홍콩 등의 중계무역을 제외할 경우 세계 9위권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두번째로 많은 27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403억7000만달러)이후 6년만에 최대이며 사상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내수도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백화점.할인점 등 도소매 판매 호조세에 따라 미미하나마 회복의 사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외환당국과 최중경 국제금융국장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외환정책을 맡고 있는 기간이 주춤하던 수출이 호조세로 돌아서 정상궤도에 올라선 기간과 일치한다.

그는 지난 2003년 이 자리에 부임해 그동안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적정환율 유지에 힘써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 등의 비판이 거셌던 지난해 7월 그가 던졌던 "다리 한쪽(내수)이 부러졌다고 성한 다리(수출)를 마저 부러뜨려 균형을 맞출 수는 없지 않느냐"는 비유는 관치라는 비난과 적절한 정책이었다는 양 극단의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출기업에게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국회와 언론, 연구기관으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특히 재경부가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환율방어를 위해 1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을 때는 외환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감으로 이어져 지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최국장은 불확실한 과(過) 면 뿐 아니라 명백한 공(功)도 있다며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운용 손실은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 숫자일 뿐이지만 그 결과로 수조원대의 조세수입을 거뒀고 수많은 수출 중소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떨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순익은 3조원 줄고 이에따라 법인세를 비롯한 정부의 조세 수입도 줄어든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 LG전자 등 다른 기업들의 조세납부로 장부상 손실을 메워주고도 남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대책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도 정부가 비판을 감내하고 외환정책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의 생존 토양을 마련해줬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달러가 속락해 세자릿수 환율의 시대가 올지도 모를 지경에 처하게 됐다. 국정감사의 충격 탓인지 외환시장에서 정부의 그림자가 잦아들면서 한국은행이 나선 시기와도 일치한다.

다시 정부의 역할을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역연구소 신승관 박사는 "철강 부품업체들은 사실상 적자수출을 하고 있으며,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섬유업계의 경우 수출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도 "중소기업 대부분의 수출 이익률이 7%를 밑도는 상황에서 10%가 넘는 원화가치 상승을 견딜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며 정부의 역할 제고론에 동참했다.

최국장은 이런 주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부와 한은은 여전히 같은 외환당국일 뿐 아니라 예나 지금이나 언제든 필요할 경우 협조할 수 있다는 원칙론 이상은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또다른 외환 당국자는 "모든 사람이 한쪽(달러 약세)으로 몰릴때가 반대편 행동이 정말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조회: 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