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증자대금을 사채업자에게 빌려 등기절차를 마친 직후 이를 인출해 빌린 돈을 갚은 경우 상법상 납입가장죄는 성립하지만 실제 회사자본금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어 업무상 횡령죄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2003-7645)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부는 지난 25일 특가법상 횡령·배임·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L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환송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설립·증자등기절차를 마친 직후 이를 인출해 차용금 채무변제에 사용한 경우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고 등기를 위하여 납입을 가장하는 편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주금의 납입 및 인출의 전과정에서 회사의 자본금에는 실제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회사의 돈을 임의로 유용한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주식대금의 납입을 가장한 행위에 대해 상법상 가장납입죄와 별도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를 변경했다.
제 392호 (2004.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