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일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은 소비경기가 꿈틀거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음식점업이 13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고 도소매업의 감소폭이 둔화됨으로써 소비경기가 이제는 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이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소매.학원.부동산 등은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소비경기가 회복세로 전환했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소비회복의 징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추세 전환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회복조짐 보여준 서비스생산 지표
작년 내내 얼어붙었던 소비경기가 이제는 풀리고 있다는 조짐들이 통계로 확인됐다.
작년 12월의 서비스업 생산 총지수는 124.5로 작년 동월의 124.0보다 0.4%가 늘어나 6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음식점업이 1.5%가 신장돼 2003년 11월 이후 13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판매.차량연료소매업은 무려 4.2%가 늘어나 도.소매업의 감소폭이 이전의 1% 이상에서 0.5%로 둔화되는데 기여했다. 기계장비.소비용품 임대업도 6.5%가 늘어 11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김현중 통계청 서비스업통계과장은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차가운 편이다.
학원은 8.0%가 줄어 12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부동산업도 6.4%가 줄어들어 10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도소매업 가운데 자동차 부문은 4.2%나 늘었으나 소매업은 1.8%가 줄어 2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 1월에도 소비회복 신호
지난 1월의 유통시장에서도 소비경기 회복조짐은 확인됐다.
신세계와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1월 매출은 설과 연관된 식품 매출을 제외하면 작년 동월에 비해 1.8∼1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월 전체 매출은 작년 동월보다 2.3%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설 영향을 많이 받는 식품매출을 제외하면 13%나 급증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식품매출을 제외한 1월 매출이 각각 9.2%, 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할인점들도 1월 매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홍순상 과장은 "작년 설에 광우병 파동으로 부진했던 정육매출이 올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지난해 윤달 때문에 저조했던 혼수매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여 2월 매출도 큰 폭의 신장세를 나타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완성차 5사의 1월 자동차 판매실적은 총 39만8천132대로 작년 동월에 비해 43.6% 급증했다.
이와함께 올해 1월 전체의 수출규모는 225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월에 비해 18.7% 증가했다.
1월 수출은 20일까지만 해도 작년 동기대비 7.4% 감소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열흘간 호조를 보이면서 부진 우려를 씻어냈다.
◆ 전문가들 "경기회복 여부 두고 봐야"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경기회복 징후에 대해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초 한파와 설 연휴 효과 등으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표들은 지난해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여서 당분간 내수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전민규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생산이 0.4% 늘어난 것을 회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면서 "실질적인 소비회복은 가계부채가 어느정도 해결되는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초 백화점의 매출이 모피.내의.침구류.난방가전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한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가 본격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연구위원도 "일시적인 회복세일 가능성이 있어 일단 몇달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소비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은보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업황이 나아지는 분위기"라며 "특히 지난해 12월에 비해 올해 1월 소비가 더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세적인 상승세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