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돼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적용기준을 소폭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11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기본골격은 유지해야 하지만 여러가지 변화된 여건 등을 감안해 적용기준을 소폭 올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다음주중으로 정부측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향조정 폭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기본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물가상승률과 경제여건 변화 등을 반영한 2∼3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경제5단체에 속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4일 적용기준을 20조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공정위에 요구했으나 공정위측은 "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현행 적용기준인 5조원 이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당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오는 14일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와 당정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우리당과 정부측은 최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金秉準) 청와대 정책실장은 10일 케이블채널인 MBN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여러가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클지, 작을지는 모르겠지만 변화는 있을 것"이라며 "아마 (변화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여부와 관련,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내용을 갖고 검토해 나가는게 좋겠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