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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91]
위폐의 해악과 외국의 위폐 대책
[연합뉴스]

컬러프린터와 스캐너 등 컴퓨터 관련기기의 성능 향상으로 정교한 위조지폐의 유통이 급증하면서 전세계가 위폐방지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위폐 발견장수가 최근 6년사이 12배나 급증하는 등 위폐 문제를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도입된지 20년이 넘는 낙후된 우리 지폐 도안이 위폐범들의 손쉬운 공격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를 계속 방치했다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현행 은행권 도안을 전면 교체, 첨단 위변조 방지장치가 적용된 새 지폐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계는 위폐와의 전쟁중
   일본은 위조지폐가 급증하자 작년 11월 첨단 위폐방지 장치를 대폭 보강한 새로운 도안의 은행권을 발행했다. 새 도안의 지폐가 등장한 것은 84년 이후 20년만이다.

 

전후 일본에서는 46년과 50년, 57년, 84년, 2004년 등 모두 5차례의 지폐도안 변경을 단행했다. 전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던 46년의 경우를 빼고는 모두 위조지폐 급증이 도안변경의 근본 이유였다.

 

일본에서는 98년 807장에 불과했던 위폐 발견장수가 2001년 7천장을 넘어선 후 2002년 2만장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3만장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일본 엔화 위폐가 급증한 것은 84년 이후 도안을 변경하지 않고 장기간 사용함으로써 위폐범들의 손쉬운 공격 대상이 된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2002년 1월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도입한 유로지역 12개국도 최근 위폐가 급증함에 따라 오는 2007년 첨단 위폐 방지장치를 보강한 새 은행권을 발행키로 했다.

 

미국도 위폐방지를 위해 2003년 11월 20달러, 지난해 9월 50달러 지폐를 새로 발행했다. 미국은 6-7년 주기로 위폐 방지장치를 보강한 은행권을 새로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스웨덴이 2001년, 대만과 노르웨이가 2002년, 홍콩이 지난해 각각 첨단 위조방지장치를 보강한 새로운 은행권을 발행한 바 있다.

 

최근 3년간 각국 중앙은행이 은행권 도안을 전면 변경 또는 개선해 한국은행에 견양(샘플) 은행권을 보내온 사례가 60개국, 194종에 이른다.

 

 

각국이 위폐범들과 벌이고 있는 전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위폐가 초래하는 경제적 해악
   위폐가 급증하면 상거래에 큰 혼란을 초래함은 물론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또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일반 상점등에서도 위폐감식기를 설치해야 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비용이 초래된다.

 

일본은행은 엔화 전체 유통량의 0.02%에 이르는 연간 212만장의 위폐가 통용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10% 상승, 가공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은 165.5엔으로 상승, 2004년 평균환율인 108.2엔에 비해 1.5배수준으로 급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위폐급증에 따라 소매업과 요식업, 숙박업 등 현금거래 비중이 높은 3대 업종에 속한 업체중 10%가 위폐감식기를 설치할 경우 1년간 1천63억엔(약 1조원)의 비용이 투입되면서 비제조업 경상이익이 0.44%포인트, 전산업 경상이익이 0.27%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화 100달러 지폐와 500유로화 지폐 등의 위폐가 늘면서 해외에서는 진위 여부를 불문하고 이들 고액권 지폐 자체를 받지 않는 상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만큼 상거래에 혼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경우도 앞으로 위폐가 계속 급증할 경우 상거래 현장에서 일일이 위폐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의심가는 지폐의 수취를 거부하는 사태가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지폐 도안은 후진국 수준
   현재의 1만원, 5천원, 1천원권 지폐 기본 도안은 83년 도입됐다. 이후 94년과 2000년 두차례에 걸쳐 위.변조 방지 장치가 보강된 1만원권이 발행됐으나 규격이나 색상, 재질을 비롯한 기본 도안은 달라지지 않았다. 5천원권도 2002년 새로 발행됐으나 기본 도안은 20년전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들 은행권에는 빛에 비춰보면 형상이 나타나는 숨은그림, 미세문자, 부분노출 은선, 요판잠상, 시변각장치, 광간섭무늬 등 위.변조방지 장치가 적용돼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외국지폐에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기법이며 적용수준도 외국에 비해서는 상당히 낙후돼 있는 편이다.

 

탄자니아,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등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 개도국의 은행권에도 위.변조가 곤란한 첨단 장치가 적용돼 있으며 이와 비교하면 우리 지폐는 후진국 수준이라는 것이 한은의 주장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각 지폐에는 비스듬히 지폐를 기울여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시변각 기능이 들어있으나 시변각 무늬의 크기가 워낙 작아 쉽게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20년 넘게 장기간 기본 도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위.변조 방지 장치만 적용함으로써 지폐 자체에 더 이상 첨단 위폐방지 장치를 추가할 여백이 없다는 것이 한은의 고민이다.

 

최근 발견된 5천원권 위폐의 경우 숨은 그림(은화)도 들어 있고 요판인쇄 효과를 내기 위해 압인까지 하는 등 상당히 정교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현재 우리 지폐가 위폐범들의 손쉬운 공략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첨단 위폐방지 장치 어떤 것이 있나
   외국에서 최근 도입되는 위폐방지 장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홀로그램과 같은 시변각장치를 적용한 것이다.

 

동전크기의 홀로그램을 지폐에 부착,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과 문양이 확연히 달라지도록 해 위조를 어렵게 하는 장치다.

 

이런 경우 컬러프린터나 복사기로 위폐를 만들 경우 진위 여부가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위폐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유혹 자체를 갖지 못하게 한다.

 

스위스에서는 지폐에 레이저로 미세한 구멍을 내 화폐액면 금액을 표시한 첨단 지폐를 98년부터 발행하고 있다. 그만큼 지폐 인쇄단가가 높지만 위폐 차단효과는 높은 편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태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은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머 은행권(polymer note)을 사용한다. 88년 호주에서 처음 도입된 폴리머 은행권은 내구성이 강하고 투명창을 지폐에 적용할 수 있어 위폐방지에는 그만이다.

 

폴리머 은행권의 제작비용이 만만찮지만 호주는 폴리머 지폐 제작기술의 수출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지폐를 빛에 비춰보면 앞뒤면 그림이 하나의 완성된 문양을 이루는 장치, 지폐를 둥글게 말았을 때 양쪽 끝부분의 문양이 일치되도록 하는 장치 등이 유로화를 비롯한 각국 지폐에 오래전부터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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