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첫 국세청장으로 부임한 이용섭 청장(54)이 다음달께 퇴임할 예정이다.
"4대 권력기관장"으로 분류돼 국세청장으로는 처음 국회 인사청문회에 섰던 이 청장은 세정개혁과 접대비실명제 도입 등으로 많은 논란을 몰고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권력기관에서 탈피해 세무행정서비스 기관으로 자리잡는데 적지않이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18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 총장은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내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갈만한 자리가 없으면 나가겠지"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번 청장 교체는 검찰총장 인사와 함께 진행되는 것이어서 예전 국세청장들처 럼 당장
장관직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상황이다.
이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세무조사와 관련해 위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부탁을 받은 일이 한 건도 없었다"며 "특정한 개인이나 기업을 겨냥한 정 치적인 세무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
"그것은 내 자신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4조3천억원의 세수(稅收)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서도 "작년에 정부가 경기를 살리려고 추경예산까지 편성한 마당에 국세청이 세수목표 달성을 위해 돈을 더 걷는 것은 얘기가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재정경제부와 예산처가 세수 걱정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예산 불용액을 감안하면 정부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세수가 줄 어든 것도 아니다"며 "세금을 더 걷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었지만 정상 적으로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았거나 탈루를 방치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
"국세청이 권력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하지만 탈세자들에게까지 흐물흐물하게 비쳐져서야 되겠습니까.대다수 기업들은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 다는 가정 아래 세무행정 서비스를 하고 탈세혐의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하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당 세금추징액이 최근들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탈세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전체의 1.3% 정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식 세무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청장은 또 "지난해 접대비 실명제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실제로 운용해본 결과 접대비 사용액이 지난해 5% 이상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대중음식점과 문화상품 지출비중이 커지는 등 사용 내용 도 건전해졌다"며 "접대비 실명제는 더이상 논란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학다리고와 전남대 무역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14회)에 합격,여수세무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로 옮겨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관세청장을 역임했다. 지방대 출신으로 국세청장에 오를 만큼 세제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았으며 세제 관련 논문으로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