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상품권 탈세와 관련한 국세청의 미온적인 대응 태도를 질책하며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오후 국세청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정부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품권 탈세와 관련해 시간을 끌 경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으므로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세무조사 착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한겨레>의 상품권 탈세 관련 보도(2월3일치 1·26면, 16일치 1면 참조) 이후 제화사 등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예비조사를 진행해온 데 이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에 상품권을 통한 개인 소득세 탈루 및 법인세 탈루에 대한 조사를 각각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행 · 구입업체 등 즉각적으로”
국세청, 개인 탈루 증거 확보 현재 국세청이 탈세 혐의를 두고 있는 부분은 크게 3가지로, △개인 카드 소지자의 소득세 탈루 △제화사 등 상품권 발행업체의 법인세 탈루 △상품권 구입업체의 법인세 탈루 등이다. 국세청은 이 가운데 개인 소득세 탈루 부분은 증거가 명백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득공제 대상이 아닌 상품권은 개인카드로는 100만원어치를 초과해 살 수 없고 결제도 반드시 상품권 단말기로 해야 하나, 그렇게 하지 않고 연말정산 때 세금을 돌려받은 증거를 이미 상당수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탈루 소득세에 대해서는 가산세를 매겨 추징하는 것이 불가피해, 영문도 모르고 소득공제를 받은 당사자들의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인카드 탈세 혐의자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규모가 방대해 조사 범위와 기간 등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제화사를 비롯한 상품권 발행업체의 법인세 탈루 부분도 우선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상품권은 면세대상인 유가증권이어서 액면가 10만원짜리 상품권을 팔면 매출을 10만원으로 잡아야 하나, 제화사들이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보면 매출 9만1000원에 부가가치세 9000원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내지 않아도 될 부가세(9000원)는 돌려줘야 하지만, 매출 누락분(9000원)은 법인세 추징 대상이다. 상품권을 팔면서 불법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거나 받은 업체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될 수도 있다.
상품권을 구입한 업체들에 대한 조사는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 국세청에 모든 근거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사가 비교적 간단하다”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이를 비용으로 처리한 후 세금을 돌려받거나 적게 낸 기업이 세금계산서를 받아간 기업의 최소 30%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