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수장인 이헌재 부총리가 7일 사퇴함에 따라 간신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에도 일시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재계와 시장의 저항이 없는 실용주의자로 후임 인선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선장 없는 항해’는 단기간에 그치겠지만, 경제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업무공백이 생기거나 정책운용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경기회복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채권 및 외환시장에서는 큰 동요가 없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이헌재 사퇴 쇼크’로 한 때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출렁였다. 경제사령탑의 부재 및 후임자 향배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활성화, 건설경기 부양 등 정부의 일관된 경기 진작정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시장에 즉각 반영된 것이다.
재계도 시장경제와 안정의 상징인 이 부총리의 사퇴로 경제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물론 최대 관심사는 ‘후임이 누가 되느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임 인선기준이나 인사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경찰청장이나 국세청장처럼 복수후보를 지명할지 여부도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종합투자계획과 재정 조기집행, 신용불량자 구제 등 경기활성화 대책과 세제 및 금융규제 전면 재검토 등 중장기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맡길 만한 적임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올해 ‘경제 올인’ 방침을 밝힌 만큼 후임 부총리도 ‘깜짝카드’나 ‘코드 인사’보다는 전문가의 식견과 경륜을 겸비한 보수ㆍ실용주의자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부 관료 중에서는 재경원 금융정책실장(1급)을 지낸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재무관료 출신으로 재경부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건강만 괜찮다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유력하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 역시 강력한 후보 중 한 사람이지만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데다, 교육부총리에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여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채우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김효석 민주당 의원,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만만치 않은 자격조건을 가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이외의 인물 가운데는 ‘행정 수장’이라 할 수 있는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