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9일 이주성(李周成) 국세청장 후보자를 상대로 자격과 도덕성을 따져본 인사청문회는 다소 맥빠진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실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의 재산에 대한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참여연대는 최근 이 후보자의 장남이 만14세로 미성년자였던 지난 1996년 외조모로부터 서울 개포동의 아파트를 넘겨받은 경위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여야 의원들도 청문회 초반 아파트 증여 경위와 증여 이후 편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의욕적으로 따지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모든 것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이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결혼 후 장모를 상당기간 모셨기 때문에 외손자에게 배려를 한 것 같다"고 말했고, "증여세 388만원은 집사람이 대납했지만 기초공제 미달액이기 때문에 증여세 대납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이 전공인 경영학과 다른 분야인 병역특례업체에서 대체복무 중인 이유에 대해서도 "정보처리능력이 뛰어나고 컴퓨터 언어인 자바(취급실력)도 월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로그램 개발에 필수적인 영어도 잘하기 때문에 여러군데에서 제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의 재산 문제가 어느정도 해명됨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세정 개혁 등 후보자의 세정관(稅政觀)을 검증했지만, 언론사 세무조사 등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논란거리가 없었다.
이날 청문회가 다소 맥없이 진행된 것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체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총리나 대법관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와는 달리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는 국회가 경과보고서만 채택하는 '통과의례'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날 재경위원 가운데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정덕구(鄭德龜) 의원과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은 의원외교활동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최근 유력한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봉균(康奉均) 의원도 인사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여당 당권레이스에 뛰어든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오전에 질의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