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전국의 국세공무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직원 여러분!
저는 지난 2년간 숨가쁘게 달려 온 국세청장으로서의 여정을 뒤로 하고 이제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합니다. 쉽지 않은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도와주신 국세가족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참으로 보람된 기간이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할 정도로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던 어려운 시기에 청장으로 임명되어, 실추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세정혁신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첫해에는 ‘세정혁신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하였고, 다음 해에는 이를 일선 현장에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데에 역점을 두었으며, 금년에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 감동세정’을 실현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1만7천 직원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강도 높게 추진했던 세정혁신이 이제 소중한 변화들을 일구어 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의 퇴임사를 지난 2년간 여러분이 이루어 낸 이러한 변화와 결실을 돌아보고 자축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우선, 국민들이 모든 세금업무를 세무서나 공무원을 찾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세계일류수준의 첨단 전자세정을 구축하였습니다. 많은 정부기관과 여러 나라의 국세청이 우리의 첨단 e-세정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국세청을 잇는 ‘정보채널’로 확고히 정착시킨「국세청 뉴스레터」,「콜센터」의「국세종합상담센터」로의 확대개편,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직급 상향조정, 양질의 세무대리 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한 ‘세무대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과 ‘모범세무대리인’ 제도 도입 등 국민들이 세금에 신경쓰지 않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민편의위주로 납세서비스체계를 혁신하였습니다.
세무조사 시스템도 공정.투명하게 바꾸어, 국세공무원을 알든 모르든 성실납세자는 보호하고 탈세자는 철저히 과세하는 세무조사 본연의 두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하였습니다. 조사상담관을 신설하여 조사직원의 재량을 통제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부조리 발생소지를 크게 줄였습니다.
세무조사의 방향과 선정기준의 사전 공표, 조사조직의 비노출 운영, 성실신고 조기검증시스템 도입, 금품제공자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 실시 등을 통하여 투명하고 깨끗하면서도 엄정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20년이상 유지해 온 ‘특별세무조사’를 폐지하고, 청장이 개별납세자 조사내용에 대해 일체의 부적절한 간섭을 하지 않는 등 세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가 진행되도록 함으로써 국세행정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실하게 이루어 냈습니다.
과거 권위적이고 청탁과 로비의 표적이었던 조사국은 이제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고독한 조직’, ‘전가의 보도’처럼 존재만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절제된 조직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성실납세자가 존경받고 탈세자는 비판받는 성숙한 납세문화의 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모범성실납세자」의 선정?우대, 고액납세법인에 대한「기념탑」수여,「세금포인트제」등 성실납세자에게 보람과 자긍심을 드리는 많은 제도들을 시행하였습니다.
아울러,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공개와 금융기관 본점 일괄 재산조회, 공직선거 후보자의 소득세 납부 및 체납이력 공개확대 등을 통해「탈세=범죄.부도덕」이라는 시민의식을 확산시켰습니다.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세정노력도 강화하였습니다. 개방화.자율화?민주화 시대에 세금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s)를 해소해 주지 못하면 시장경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많은 비난을 감내해야 했던 접대비실명제 실시, 자영사업자 과세자료 양성화를 위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현금영수증제도 시행, 열병처럼 번지던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등 열정을 쏟았던 수많은 시책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특히, 접대비실명제는 마찰과 갈등도 많았지만 접대문화를 건전한 모습으로 빠르게 바꾸고 있으며,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33차 아시아 국세청장회의(SGATAR)의 성공적 개최,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와 한.중, 한.일 수도청장 회의의 정례화 등 우리의 국제화 역량을 과시하고 주요 교역국 과세당국과의 교류를 확대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명예와 창의를 존중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꿈과 희망을 주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전자인사 시스템」과「청장 핫라인」을 구축하여 청탁이 필요없는 공정?투명한 인사문화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세무서 신설과 직급조정 등을 통해 승진기회도 확대하였습니다.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강남합동청사의 개청, 강북세우회관 신축 등 12개의 청사와 18개의 기숙사를 새롭게 확보하였습니다.
「이달의 국세인 제도」,「성과보상제도」의 전면시행, 직원고충담당관 신설,「상향식 Task Force 활성화」, 새로운 지식관리시스템의 개통,「국세행정 실명제」도입 등을 통하여 직원들의 창의와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우대받는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18년만에 개최한 본.지방청 합동 체육대회, 세정혁신 마라톤 대회, 국세공무원 음악회, KBS 열린음악회 등 직원들에게 공통의 추억을 남기고 조직화합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각종행사도 활성화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값진 변화는 국세청이 이제 권력기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의 봉사기관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점일 것입니다. 국세공무원 모두가 그토록 소망해 온 국민에게 감사하고 봉사하는「공손한 국세청」, 탈세에 대해 빈틈없이 과세하는「엄정한 국세청」, 납세자가 신뢰하는「깨끗한 국세청」의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우리의 노력과 성과가 높이 평가되어 2003년에 이어 지난 해에도 ‘정부업무평가 최우수기관’과 ‘혁신선도부처’로 선정되었던 영예는 오랫동안 가슴 뿌듯한 보람으로 간직될 것입니다.
전국의 국세공무원 여러분!
여러분의 적극적 동참이 없었더라면 이룰 수 없었던 값진 결실들입니다. 모든 공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혁신과정에서 과가 있다면 그것은 더 지혜롭고 현명하게 지휘하지 못했던 저의 탓입니다.
특히, 제대로 보상도 못해 주면서 계속해서 헌신과 참여를 요구했던 저의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그러나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다’(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라는 옛 성현의 금언이 비단 학문에만 적용되는 말이겠습니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 일은 많아 혁신의 속도를 한시도 늦출 수 없었음을 넓게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세금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신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세정을 운영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세청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여러분이 채워 주시길 기대합니다.
또한, 그동안 여러분 곁에 제가 있음으로 해서 한 분이라도 더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여러분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아쉽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국세가족 여러분!
자랑스러운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2년은 저에게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무엇을 하든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귀중한 자산으로 간직하면서 ‘窮不失義 達不離道’(궁해도 의로움을 잃지 않으며 잘되어도 도를 벗어나지 않는다)의 자세를 지키는 훌륭한 국세인으로 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동세정의 실현, 성과관리 시스템과 국세행정 실명제의 완전 정착 등 수 많은 혁신과제들을 여러분에게 맡기고 저는 떠납니다.
저는 재임중 최선을 다하고 아름답고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 소망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재임 2년을 ‘국세행정이 크게 발전했던 기간’으로 인정해 주는 지금이 바로 그 때이며, 이런 때 떠날 수 있게 된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떠나도 국민의 봉사기관으로 국세청은 영원합니다. 후임 이 주성 청장께도 저에게 보여 주셨던 헌신과 참여가 이어지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했던 제가 소임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청장을 신뢰하고 최선을 다해 주신 직원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꿈과 희망속에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05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