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아파트를 많이 가진 부자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와 세무사 사무소가 바빠졌다. 공시지가가 2년 연속 큰 폭 오른데다 종합 부동산세 부과 시기가 다가오면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한 문의전화와 방문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부동산을 보유했다가는 늘어나는 세금 부담만큼 투자 수익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증여 △공동 명의 전환 △양도 등을 서두르는 부동산 보유자들이 늘고 있다.
◆ 증여가 대표적 절세 수단=개발 호재에 따른 토지 가격 상승과 정부 공시지가 현실화 계획이 맞물리면서 공시지가가 큰 폭 상승했다.
공시지가는 앞으로도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증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영국 기업은행 도곡팰리스PB점 재테크팀장은 "표준지 공시지가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이후 증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최근 100여 건을 상담했다"며 "세금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3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가장 일반적인 절세 수단은 가족간 증여"라며 "경험으로 미뤄 보면 새 공시지가가 적용되기 직전인 4~5월쯤에 증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재테크팀장도 "거액 토지를 증여하지 않고 소유자가 사망할 때 50%를 상속세로 내야 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증여 시기를 앞당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증여 6~7건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증여는 배우자 3억원, 자녀 3000만원(미성년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증여를 할 때도 세금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과 은행 대출금을 함께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하거나 자녀 여러 명에게 분산 증여하는 방법이 주로 활용된다 .
부담부증여는 부채분만큼 증여세 면제 범위가 확대되지만 이전되는 부채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분산증여도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30억원 상당 토지를 1명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40%(12억원)를 내야 하지만 자녀 3명에게 10억원씩 나눠 증여하면 증여세로 각각 30%(3억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총 3억원을 절세할 수 있다.
◆ 5월까지 매도 늘 듯=상향 조정된 공시지가가 6월 1일부터 적용되는데다 6 월에는 종합부동산 부과 대상자도 확정된다. 이에 따라 보유 부동산 처분을 고려하는 사람도 많다. 과거에 사 둔 토지는 이미 상당히 시세차익을 거둔 상태인 만큼 이익을 실현해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고준석 팀장은 "충남지역에 토지를 보유한 고객이 토지를 계속 보유할지 매도해야 할지를 문의해 왔다"며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면 양도세를 부담하더라도 부동산을 처분해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영국 팀장도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에 양도 관련 상담을 12건이나 했다"며 "양도보다는 증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6월이 되기 전에 부동산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처분을 고려하는 부동산은 대부분 임야나 나대지가 많다.
양도세는 언제 파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공시지가가 18억200만원에서 올해 20억9300만원으로 상승한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소재 나대지 151평(90년 12억원에 매입)을 6월 1일 전에 매도하면 양도소득세를 1억1746만원 내야 하지만 이후에 팔면 2억336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매도 시기를 조절해 세금 8589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 공동명의도 활발=나대지는 6억원 이상이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동명의로 전환하거나 일부를 증여하는 방식에 대한 문의도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8억원짜리 나대지는 한 사람 명의로 있을 때는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이 되지만 배우자에게 3억원을 증여할 때 증여세 없이도 종합부동산세를 피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