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급제라고 부를 만했다. 시골 같으면 마을 어귀에 플랭카드가 걸린다. 소 한 마리 냉큼 잡고 잔치가 한바탕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사법고시 합격. 그건 정말 인생이 달라지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는 모양이다.
변호사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 보건복지부에서 사무관을 1명 특채하려하자 19 명이나 몰렸다.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변호사들도 1년 가까이 구직에 매달려 야 한다. 그것도 수십대 1은 기본이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였을까. 요즘 변호사들은 다른 ‘사(士)’자들과 안 부딪 히는 데가 없다. 언론사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곧잘 표현하지만 어쨌든 전방위로 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예전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법무사들의 등 기대행분야마저 변호사들이 치고 들어왔다. 세무사, 공인노무사와도 소송대리 권 다툼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경매, 공매 취득알선과 입찰대리 업무를 둘러싸 고 공인중개사들과 한바탕 논란이 있었다.
가장 세게 맞붙은 분야는 변호사와 변리사 시장이다. 수년 전 변호사와 변리사 는 특허소송의 소송대리권을 놓고 1라운드를 펼쳤다. 대한변리사회는 변리사법 을 근거로 특허관련 민형사소송에서 당사자들 대리해 법정에 출석 변론할 수 있다며 재판부에 위임계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권리행사에 나섰다. 그러나 재판부의 거부로 뜻을 못 이뤘다. ‘법률사무소‘라는 호칭을 두고도 논란이다 .
변호사를 옹호하자면 이렇다. 과거에는 변호사 수가 적어 방대한 법률서비스를 변리사, 법무사 등 유사자격사가 충당했다는 것. 이제 1000명으로 늘렸으니 다 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래저래 티격태격하는 변호사들이 곱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사법연수 원에 들어가면 2년간 5급 사무관에 준하는 공무원 대접을 받는다. 이들 중 80% 이상이 판검사로 임용받지 못하는 데도 세금을 들여가며 가르치는 이유가 뭘까 . 기자는 공직에 준할 만큼 사회에서 공익을 위해 활동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 그러나 변호사들은 공익에 얼마나 관심을 쏟는지 모르겠다.
또 어차피 ‘경쟁’과 ‘전문화’라는 화두가 던져지지 않은 영역은 아무 곳도 없다. 전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변호사가 변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해도 변 리사와 경쟁이 될 지 의문이다. 공인중개사만큼 부동산관련 법률을 더 잘 안다 고 자신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기존의 영역에 덤벼들 게 아니라 국제법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로스쿨로 변호사 배출 인원이 늘어나면 변호사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 경쟁이 붙으면 능력없는 변호사는 도태한다. 시장원리에 따라 지원자도 줄 것이다. 누가 살아남는가는 소비자가 가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