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계약자에게 학교 지을 땅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토록 한 데 대해 1일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자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전국적으로 빗발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시·군·구청 등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부담금 납부 고지서를 받고 90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한 경우에만 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헌재(憲裁) 결정은 소급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 원칙 때문이다.
◆성실 납부자만 ‘봉’
학교용지부담금은 2001년부터 징수를 시작했다. 작년 말까지 총 4392억원을 거둬 3232억원을 사용했다. 부과금액은 분양가의 0.8%로 3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240만원이다.
2003년 말 33평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K씨는 작년 2월 고양시로부터 학교용지부담금으로 168만9000원을 내라는 통지를 받았다. K씨는 그러나 돈을 내지 않은 채 시(市)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지난 1월 초 아파트 분양권(2006년 6월 입주예정)을 산 L씨(서울 거주)는 최초 분양자가 납부하지 않은 부담금 원금에 가산금까지 모두 납부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K씨는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나, 가산금까지 납부한 L씨는 한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법대로 부담금을 낸 사람이 불이익을 보는 것이다. 99년 택지초과부담금의 위헌 결정 때도 6만여명이 낸 부담금 1조400억원을 돌려받지 못했었다.
◆돌려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학교용지부담금 납입 고지서를 받지 않은 사람은 낼 필요가 없다. 돈을 낸 뒤, 90일 이내에 감사원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이의 신청을 낸 사람은 원금에 이자까지 합쳐 돌려받을 수 있다.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을 낸 사람도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간주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지서를 받은 지 90일이 넘도록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경우 부담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안 낸 사람은 내야 한다.
때문에 교육부와 각 지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국가를 믿고 묵묵히 세금 낸 사람만 바보냐’는 항의성 글이 잇따랐다. ‘하토’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90일에서 일주일 지나 돈을 못 받게 됐다. 위헌결정의 불소급 원칙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대해 위헌신청을 내자”고 주장했다.
◆교육부, 대책 마련 부심
교육부는 지난달 법을 개정해, 부담금 부과 대상을 300가구 이상 아파트 입주자에서 100가구 이상으로 낮추고, 부담금을 내는 주체도 분양 계약자에서 개발사업자로 바꿨다. 부과 요율도 분양가의 0.4%로 낮췄다. 그러나 헌재가 “의무교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특정 집단으로부터 징수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혀 새 법률마저 문제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관련 문의는 한국납세자연맹(www.koreatax.org) 또는 교육부 시설기획담당관실(02-2100-620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