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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파동 재연되나. 공평과세 타격우려
[연합뉴스 2005-04-15]

 

   서울.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의 상당수가 주택 재산세율 인하에 나서고 있어 정부가 부동산세제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공평과세 원칙이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수도권 지역의 지자체들이 재산세율을 내리면 지방의 같은 가격 주택에 대한 재산세는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불공평이 발생하면서 '동일가격, 동일세부담' 원칙이 지켜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산세율을 내리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국세로 거둬들이는 종합부동산세 교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지만 세수가 상대적으로 넉넉한 지자체들에게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 재산세율 왜 내리나


   지자체들이 주택 재산세율 인하에 나서는 것은 올해부터 세율 적용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올라가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주민들의 세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작년말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으로 법률상의 재산세율은 적지않게 떨어졌다.

 

   올해부터 국세청.건교부 기준시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8천만원 이하 0.15%, 8천만원초과∼2억원 0.3%, 2억원 초과 0.5% 등의 3단계로 누진적으로 재산세율이 적용된다.

 

   9억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20억원까지 1.0%, 20억원초과∼100억원 2.0%, 100억원 초과 3.0% 등의 3단계를 추가해 종합부동산세가 과세된다.

 

   작년까지는 주택을 토지와 건물로 구분해 토지에 대해서는 0.2∼5.0%의 9단계로 종합토지세가, 건물에 대해서는 0.3∼7.0%의 6단계로 재산세가 각각 누진적으로 부과됐었다.

   이로써, 올해부터 주택 재산세율은 낮아졌으나 토지와 건물이 통합돼 시가의 80% 수준으로 공시가격이 정해지면서 과표는 크게 상승하게 됐다.

 

   즉, 작년까지 토지분은 개별공시지가, 건물분은 지방세법상 산식에 의해 가격이 각각 산정됨으로써 수도권에서는 시가가 높은데도 규모가 작고 신축된지가 오래됐다는 이유로 재산세가 낮은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시 분석결과에 따르면 시내 건물과 토지의 지번이 일치하는 228만6천호의 주택 가운데 올해 재산세가 오르는 주택은 137만호로 전체의 60%에 해당하고 인상률이 100%를 넘는 곳도 54만호로 전체의 23.1%에 이른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말 보유세제 개편으로 전국 주택의 70%는 재산세가 줄어들고 나머지 30%는 늘어난다"고 전하고 "세금이 올라가는 주택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재산세율을 내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 재산세율 인하 제동책 실효 없나


   정부가 12일 재산세율 인하를 저지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지자체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국세인 종부세로 거둬들이는 세금 6천900억원 가운데 3천600억원은 종합토지세의 종부세 전환에 따른 지자체별 세금 감소분을 채워주는데 투입한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다.

 

   정부는 그러나 당국의 정책방향을 어기고 재산세를 내리는 지자체는 이 세금보전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임을 이번에 분명히 했다.

 

   나머지 3천억원은 재정사정이 어려운 지방에 수혈되는 만큼 재산세 인하문제와는 연관성이 없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재산세율 인하를 계획하고 있는 지자체는 종부세를 보전받지 않아도 세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위협'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현행 지방세법은 지자체들이 법률상의 재산세율을 상하 50%범위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재산세율 통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재산세율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세수보다 유권자인 주민들의 불만"이라면서 "인근의 다른 지자체는 세금을 내렸는데도 이를 모른척할 수 있는 단체장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기도의 상당수 지자체들은 작년에 재산세를 내리지 않아 주민들의 강한 불만을 샀다는 점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상당수의 지자체들이 잇따라 재산세를 내리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공평과세 원칙 무너지나


   작년말에 정부와 여당이 종부세를 도입하고 재산세를 개편하는 등 고집스럽게 세제개혁에 나선 것은 '동일한 시가의 주택에 대해서는 동일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공평과세 원칙을 고수하기 위한 것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가 규모가 작고 오래된 건물이라는 이유로 지방보다 낮았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토지분과 건물분을 합친 시가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등의 보유세제 개편을 이뤄냈으나 이번에 수도권 지자체들이 재산세율을 내리면서 이런 제도개선의 노력은 적지않게 타격을 입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재산세율을 내리면 지방에 있는 같은 가격의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재산세율이 내려야할 곳은 오히려 저소득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수도권"이라면서 "그러나 지자체들의 과세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어 납세자 입장에서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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