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건축 비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대림건설에 대해 국세청이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건설 업계에 만연한 재건축 비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건축 비리는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과다 경쟁과 조합장 등 소수 인원에게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재건축 조합의 구조적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건설업체로선 재건축을 성사시키면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재건축을 밀어붙이기 위해 관련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범죄 행위도 서슴지 않아 재건축 관련 공무원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재건축을 둘러싼 온갖 루머와 비리가 난무하는 복마전이 연출되고 그에 따라 아파트의 품질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들에게 돌아간다.
재건축 비리 중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타운 대림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재건축 비리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건설사와 재건축조합, 조직폭력배와 구청 공무원이 얽히고 설켜 경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아 관련자들이 사법처리되고 국세청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강동 시영아파트 재건축과 창원 반송아파트 1단지 재건축 과정에서도 비리가 발생,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전쟁 수준의 수주전을 치르며, 일부 업체들은 조직폭력배와 결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비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리를 저지른 조합장에 대해 공무원 자격을 준용해 엄하게 처벌하고 개발이익 환수제를 도입하는 등 정부가 취한 조치들도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건축은 낡은 집을 부수고 새집을 마련한다는 원래 취지에서 한참 벗어나 건물의 용적률을 높여 수익을 거두는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의 박완기 도시개혁센터 사무국장은 "재건축 자체가 구조적으로 왜곡돼 있으며 재건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며 "조합과 시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재건축비리가 심각했지만 재건축 사업승인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제도가 바뀌어 재건축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재건축비리는 주로 건설업체들이 초기 자본이 부족한 조합에 접근하는 등 조합설립 단계에서부터 유착하는 일이 많았지만 재건축 사업승인 이후 시공사 선정을 하게 되면 비리가 발생할 위험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