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가 법규정을 잘못 적용하거나 해석해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하게 됐다면 그 책임은 납세자와 세무사 양측이 각각 절반씩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는 지난달 23일 주유소를 운영하던 D씨(83)가 "잘못된 과세적용 요건의 해석으로 세금을 부과받았다”며 세무사 L씨(53)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L씨는 부과세액의 50%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세무사인 L씨는 세법을 숙지해 정확하고 올바르게 조언해 줄 의무가 있으나 중소기업의 법인전환에 따른 이월과세적용에 대한 법리를 잘못 해석해 내지 않아도 될 양도소득세와 주민세를 납부하도록 한 과실이 있다”며 "원고에게 부과세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L씨가 세무관련업무를 맡으면서 수임료를 선불로 받았다거나 수임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명시적으로 업무를 보지 않았고 원고 사업체가 과점주주에 해당한다는 점 등이 인정된다”며 "피고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신의원칙과 형평의 원칙에 비춰 불합리하므로 손해액의 50%만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L씨에게 지난 1997년부터 세무대리업무를 맡겨온 D씨는 개인사업체로 운영하던 주유소를 법인으로 전환키 위해 양도세의 이월과세적용 신청을 했으나 관할세무서가 법인설립출자요건과 자본금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원고의 신청을 기각해 과세하자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다.
양도세에 대한 이월과세적용은 현물출자하는 개인사업주가 설립할 법인의 발기인이어야 하고 설립법인에서 취득할 지분은 발기인 개인사업체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해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재산가액 이상이어야 한다.
이같은 법리를 잘못 해석한 세무사 L씨는 현물출자하는 원고가 순재산가액 이상의 지분을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월과세적용 신청을 하도록 했다.
제 398호 (2004.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