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거품이 꺼지는 와중에 비상장 기업 주식을 가족에게 양도했다면 증여세는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지난달 19일 비상장·비등록법인인 벤처기업 G사의 주식 19만5000주를 남편으로부터 양도받고 세무서로부터 증여세 1억4826만원을 부과받은 L씨가 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 양도가 2000년 8월 11일 이뤄졌고, 다음달 19일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이 주식이 주당 600원에 이뤄진 것을 볼 때 L씨 부부의 양도계약상의 1주당 거래금액은 600원으로 보는 것이 옳다”며 “전체 주식가액은 1억1700만원인데도 앞서 그해 4월에 5400원에 이뤄진 거래를 기준으로 전체 주식가액을 10억5300만원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K씨의 경우 주식가액이 배우자 증여재산 공제액인 5억원에 미치지 못해 증여세를 한푼도 내지 않게 된다.
재판부는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 규모 산정기준이 되는 시가는 평가기준일 전후 3개월이내의 기간에 이뤄진 매매 등에 의한 것을 말한다”며 “2000년 4월 벤처기업 거품이 사라지는 등 경제사정이 급변하고 다음달 거래소 및 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점, 같은 시기 G사의 사업기반이 무너지면서 거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시가는 주당 600원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출자해 설립된 온라인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G사는 2000년 1월 장외에서 주당 5000원 이상에 거래될 정도로 주가가 치솟았으나 같은해 5월 PC통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는 언론보도 후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등 사업기반이 무너져 거래시세가 폭락했다.
세무사신문 제 412호(200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