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3일 첨단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최대한 빨리 다시 허용키로 했다. 대상은 25개 업종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수도권 공장 허용 기간은 지난해 말 끝났다.
당정은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단 인구 유발 요인을 고려해 대상 업종은 다시 조정키로 했다.
정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수도권 내에서 공공기관이 빠져 나가는 곳과 기타 낙후 지역을 '정비 발전 지구'로 지정, 수도권 내부의 균형 발전을 도모키로 했다.
그러나 당정은 논란이 됐던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확대 허용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는 행정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확정되면 지방화 추진 정도와 연계해 종합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현재 국내 대기업은 수도권 공장 총량제에 따라 14개 업종의 수도권 공장 증설만 허용된다. 신설은 전면 금지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중앙 정부와 맞붙었던 경기도는 즉각 반발했다. 차명진 경기도 공보관은 "국내 첨단기업에 대해서도 25개 업종의 공장 신.증설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며 "외국 기업에는 땅값.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국내 기업은 공장 입지까지 제한하면 어떻게 경쟁하란 말이냐"고 지적했다. "국내 첨단기업은 수도권 투자가 여의치 않을 경우 지방이 아닌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손학규 경기지사의 한 측근도 "정부.여당이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손 지사는 지난 7일 열린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이 문제로 이해찬 총리와 격론을 벌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바 있다.
반면 당정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여당 의원은 "정부 부처,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린다"며 "벌써 국내 대기업의 공장 신.증설을 허용할 경우 오히려 수도권 과밀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에 대한 수도권 공장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공공기관 이전 방안이 확정되는 시점에나 구체적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