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간접적인 조세감면 수단인 준비금 조정을 통해 매년 수익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함으로써 세금을 절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준비금은 실제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래의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앞당겨 설정해 두는 것으로 해당 사업연도의 경우 기업들이 납부할 세금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조세연구원 박기백 연구위원은 19일 '법인세 평준화'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자본금을 기준으로 한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 기업은 준비금 설정을 평소보다 많이 함으로써 수익의 변동을 조절, 조세를 평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이어 "준비금 제도는 본질적으로 납세의 시기를 늦추는 것이기 때문에 납세가 연장된 기간 동안 납부해야 할 세액을 무이자로 사용하는 셈"이라며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세율이 변하지 않는 가정하에서 납부금액에 이자율을 곱한 만큼의 이득을 주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직접적인 조세감면 수단인 기업합리화적립금이나 감가상각의 경우 법인세 평준화에 이용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박기백 연구위원은 "경영자에 대한 보상이나 진퇴가 경영성과에 있는 경우, 기업은 법인세와 회계규정을 이용해 법인의 수익을 평준화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세금을 축소할 것"이라며 "또 기업들은 납부세금의 변동이 클 경우 세무조사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준비금으로 이를 조정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위원은 "조세평준화 현상으로 세수 탄력성은 실제보다 낮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준비금 조정 등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수익을 조정해 법인세를 줄이는 것은 용인되겠지만 분식회계 등을 이용한 불법적인 조정이 발생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 같은 법인세 평준화 현상은 조세에 대한 규정이 복잡할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과세구간을 줄이는 등의 세법 단순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납부세액의 변동성이 세무조사 대상 선정의 주요한 기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